'황우석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MBC <PD수첩>이 이례적으로 '무광고' 방송을 내보내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MBC는 "사실상 모든 광고주들이 <PD수첩>에 광고를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사실상 모든 광고주 기피…다음 주도 예측불허"**
박성희 MBC 광고국장은 29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PD수첩>의 시작과 끝에 광고를 내보내던 12개 광고주들이 28일 오후 전원 방송시간대 변경을 요구해 왔다"며 "이에 따라 29일 밤 방영되는 <PD수첩>은 앞뒤 광고시간 3분가량이 생략된 채 타이틀 방영 뒤 곧바로 본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지금 추세대로라면 다음 주에도 광고가 편성될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며 "황 교수를 지지하는 안팎의 압력이 워낙 거센 관계로 광고주들도 어쩔 수 없이 광고게재 중단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국장은 이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광고주들이 광고게재를 기피하는 점은 십분 이해하더라도 이제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하루빨리 모두가 이성적인 태도로 돌아오길 바랄 따름"이라고 말했다.
<PD수첩> 제작진은 29일 고소득 전문직 2000명의 탈세수법을 추적·고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뒤 끝부분에 22일의 황 교수 관련 방영분 취재과정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제작진의 입장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PD연합회 "광고주에 대한 압력, 민주사회에서 있어선 안 될 폭력"**
한편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PD연합회)는 28일 성명을 통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차원의 문제가 갑자기 감성적인 애국이냐 매국이냐의 차원으로 추락해 버렸다"며 "이제 냉정히 무엇이 진정 국익인가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PD연합회는 "<PD수첩>이 제기했던 문제는 이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과 황 박사의 기자회견을 통해 전부 사실로 밝혀진 사안"이라며 "따라서 어떤 의혹에도 떳떳하기 위해서는 윤리기준의 문제를 논의해야 하지만 현실은 국익논쟁에 가려버리고 말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PD연합회는 이어 "어떤 보도나 취재내용에 대해 얼마든지 논쟁이나 항의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광고주에 대한 협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민주사회에 있어서는 안 될 폭력"이라며 "여기에는 일차적으로 감시와 비판, 견제를 제1의 원칙으로 삼아야 할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탓이 가장 크고, 이에 대해 PD들도 반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PD연합회는 "따라서 이제 언론은 자신들이 부여받은 제1의 사명이 진실보도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며 "진실은 그 자체로서도 소중하지만, 진실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우리의 자긍심과 국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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