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25일 '현대 사태로 대북투자의 위험성이 명백해졌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대해 "금강산 관광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수익성을 맞출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강산 관광은 경제논리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겠다는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생각에 의한 것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WP "90년대 말부터 대북교역 기업 파산ㆍ손실 늘어"**
이에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24일자 서울발 기사에서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해임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는 (현대 같은) 대기업조차도 북한 정부의 변덕에 기업의 명운이 달려 있다는 점을 드러냄으로써 대 북한 투자의 위험성을 명백히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현대는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으로 하여금 자본주의 수업을 받게 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혹독한 수업을 받은 것은 현대였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회장의 해임에 화가 난 북한이 현대에 양도한 권리 문제를 재검토하겠다는 등의 행동을 보인 것은 "북한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지 여부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또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시작했던 1990년대 말 이후 (북한과 교역했던) 1천여 개 한국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심각한 투자손실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와의 관계에서 북한이 보여줬던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과 북의 정부는 개성공단에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며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합동 무역박람회'까지 개최했다고 소개했다.
***개성공단 외국인 방문신청 급증**
이와 관련 이봉조 차관은 "투자를 하면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 과거에는 북한에 투자에 대한 제도적 보장 장치가 미비했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해도 상응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오는 부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어 "북한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고 상황파악이 부족한 가운데 일어난 일이지만 앞으로는 이를 교훈 삼아 실패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경협이 추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서도 이 차관은 "시간이 가면서 경제적인 논리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관광객 수에 따라 관광 대가를 지불하는 등 합의내용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어 수익성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위스에 제네바가 있다면 아시아에는 금강산이 있다"며 "앞으로 평화를 논의하려면 제네바가 아니라 금강산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식의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는 이날 "해외 25개국 109명이 개성공단 방문을 신청해 105명에게 초청장이 발급됐다"며 외국인의 개성공단 방문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리위원회는 이 중 49명의 외국인이 실제로 개성공단을 방문했다면서 "이는 외국인들의 관심이 점차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공단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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