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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의 아름다움, 외국사람이 더 알아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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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복의 아름다움, 외국사람이 더 알아줘요"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11/23] 한복디자이너 이영희씨

지난 19일 폐막된 부산 APEC 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는,각국 정상들이 두루마기를 입고 정상선언문을 발표하는 장면들이었는데요. 각국 원수들이 두루마기를 입은 사진은, 이번 부산 APEC의 상징으로 전세계에 보도됐고, 덕분에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바로 그 두루마기를 만든 디자이너, 이영희 선생을 모셨는데요. 이영희 선생은, 한 사람의 독창적 예술 감각이 한국 미를 세계에 알리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디자이너 입니다. 집중인터뷰 오늘은, 디자이너 이영희 선생과 함께, 부산 APEC과 한복에 얽힌 이야기,우리 한복의 우수성에 대해 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 입니다.

이영희 대표는 1993년 파리 유명한 패션쇼인 프레타 포르테에 한국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참가했고, 2000년에는 미국 카네기홀, 2001년에는 평양초청 '이영희 민속 의상전'을 갖기도 했습니다.

현재, ㈜<매종 드 이영희>의 대표/ 사단법인 <미래문화> 대표. 동덕여자 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를 겸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안녕하십니까?

이영희 대표 :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이번 부산 APEC 회의가 우리 나라 건국 이래 최대의 외교행사라고 하더라고요? 미국, 중국,일본, 러시아 같은 대국 등을 포함해서 21개국 국가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니까요. 그런데 그 분들에게 본인이 만드신 옷을 입히셨다는 것이…참 디자이너로서도 대단히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축하 드리고요. 이번에 두루마기를 입고 각국 정상들이 굉장히 좋아했다는 말이 있던데…반응들이 어땠습니까?

이영희 대표 : 본인들이 즐거워하고 치수며, 색깔이며…너무 잘됐다고…너무 아름답다는 말을…제가 어떻게 운이 좋아서 밑에까지 내려가 있었어요. 촬영하는 장소까지…그랬더니 부시대통령이 제일 먼저 저를 찾았어요. "디자이너냐고…" 그 옆에 있는 정상들 대 여섯분이 자기 옷도 예쁘다고…같이 막 인사를 하시는 거에요. 기자들이 몇 백명씩…세계 기자들이 서 있는 앞에서요. 그래서 조금은 부끄러웠으나…아주 흐뭇했습니다.

박인규 : 부끄러웠다기 보다…아주 뿌듯하셨겠습니다?

이영희 대표 : 네.(웃음) 그래도 창피했어요. 남자분들이 너무 많아서요.(웃음)

박인규 : 저희는 두루마기라고 하면, 보통 흰색, 검은색, 갈색…이번에 보니까…색깔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이영희 대표 : 옛날에는 흰 모시, 옥색…이런 옷들만 입었거든요. 요즘 들어서는 검정, 감색 이런것들을 입는데…정상들 21명이 입으시는데…우리의 고유의 책을 생각했지요. 우리 나라의 쪽빛…쪽 염색을 하면…푸른 빛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황족이라고…황토색, 치자…자연 염색을 추출해서 빼내는 그런 황금색도 있고요. 보라색도 있고요. 모두 자연염색에서 원인을 찾아 냈어요. 색깔 그 자체를…그래서 화학염료로서 옷감을 짜서…어떤 문양을 할 것인가…과정이 굉장히…우리가 보면…우리 두루마기를 입고 서 있구나…이렇게 말하겠지만, 그 자체가 다자인 이거든요. 색깔 자체가 디자인…또 고름을 풀었어도 괜찮을 뻔 했던 것이...너무 5~10분만에 사진 촬영을 하니까…만들어서 안으로 홈질을 했어요. 붙어 있는 상태인데…이 분들이 오실 때…한국 전통은 고름 매는 것이 어렵다고…리본이라고 하더라고요. 리본을 무척 걱정했는데…이 디자인이 너무 좋다고 하면서…또 안감을 멋있는…어울리는 색으로 제가 넣었거든요. 그래서 안감에 대해서도 다 알고 계시고요.

박인규 : 여러 가지 색깔 중에서 어떤 색깔을 가장 많이 고르시던가요? 정상들이?

이영희 대표 : 황금 계통은 동양쪽에서…백인 쪽에서는 쪽빛을 많이 고르셨어요.

박인규 : 다 어울리셨겠지만…어떤 분이 가장 어울리던가요? 우리 노무현 대통은 빼고…한국분이시니까요…

이영희 대표 : 우리 노무현 대통령이 최고이고요.(웃음) 그 다음으로는 아무래도 우리 동양인들이…일본, 중국, 필리핀…정상들 모두 예뻤어요. 그런데 특히나 부시대통령은 전통의상은 안 입겠다는 말씀을 하셨대요. 작년에…멕시코에서 좀 안 좋았던 모양이에요…여러 정상들이 그렇게…그래서 자기는 전통의상을 안 좋아한다고 했는데…도착하시자마자 자기 옷을 체크해 보겠다고…해서 제가 많이 떨렸어요. 만약에 치수가 맞지 않으면…치수라고 해서 한복 두루마기가 아니고…신사복위에 입었거든요…그러니 얼마나 제가... 넥타이나…와이셔츠까지 나오지 않았습니까? 우리 전통의 매력이 조금 없어졌는데…그래서 걱정을 무척 했는데요…너무나 좋고, 우리 고름을 보고…이게 부착이 되어서…너무 잘 되었다고…색깔이 좋다…치수가 좋다…그래서 제가 휴~ 이렇게 한숨을 쉬었어요.

박인규 : 막상 처음에 부시대통령은 안 입겠다고 했다가…입어보더니 굉장히 좋아하셨다?

이영희 대표 : 네. 너무 좋아 하셨어요.

박인규 : 리본이라고 말씀 하셨는데…저희도 사실 고름을 잘 못 매거든요? 그 분들은 자신들이 맨 겁니까? 누가 매어 준 겁니까?

이영희 대표 : 저희들이 제일 먼저 그것을 만들어서…안으로 다 감췄어요. 그러면서 또 안 포켓에 끈을 매어서 단추를 만들어서…안 고름을 매듯이…시간이 안 걸리게끔…외국사람이 불편해 하지 안을만큼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고름도 만들어서…같이 세탁 할 수 있게끔…같은 두루마기지만 몹시 신경을 써서…디자인 한 겁니다. 그리고 옆 포켓도 무엇인가 빠지지 않게…손수건을 넣을 수 있도록…손을 한 번씩 넣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안 포켓에도 옛날에 전통에는 없었는데…조각 보자기로 다자인 한 카드를 나라 이름을 적어서 속에 넣었어요. 우리가 혹시 도우미들이 옷이 바뀔까…그런 염려를 해서…

박인규 : 이번 두루마기 옷을 만드시는데 얼마나 준비 하신 겁니까?

이영희 대표 : 1년이 조금 더 걸렸어요.

박인규 : 1년이나 걸리셨어요? 상당히 오래 걸리셨네요?

이영희 대표 : 처음에 어떤 모양을 입혀 드리면 될까…이 부분을 구상 했고요. 그 다음에 색상, 그리고 색상이 나왔을 때는…어떤 문양을 넣느냐…그리고 디테일한 쪽에 어떻게 디자인을 하느냐…편하게…그렇다면 고름을 매지 않고 부착시키는…고름도 매니까…너무 걱정을 했어요. 자연스럽지 않을까봐…

박인규 : 그것보다도 더 앞서서 이번에 각 국…21개국 정상들에게 한국의 전통의상으로써 두루마기를 입히자…라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게 된 겁니까?

이영희 대표 : 제가 12년동안 파리에서 부띠끄를 가지고 외국사람 옷을 많이 해 줬기 때문에…조르지오 알마니나 캘빈클라인…또 그 외의 외국 사람들이…우리 한복의 한국의 남성 두루마기에 대해서 굉장히 멋있게 평하고, 굉장히 잘 팔렸어요…파리 부띠끄를 할 때…

박인규 : 외국의 남성들이 우리 두루마기를 좋아 하더라…?

이영희 대표 : 그 두루마기를 우리는 실크로 누비기도 하고요. 또 모시로도 코트처럼 걸칠 수도 있게 만들었더니…두루마기에 대해서 너무 좋아하고, 칭찬을 했어요. 그래서 외국사람에게 입힐 때는 두루마기다…라고 제가 적극적으로 권장을 했습니다. "이것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그랬더니 마지막에 두루마기로 결정이 됐어요. 자문위원 7명을 선택을 해서…저까지 7명이요. 그래서 두루마기로 결정이 됐습니다.

박인규 : 그 아이디어를 여러 사람이 냈을 거 아닙니까? 그 중에서 이영희선생님의 아이디어인 두루마기로…?

이영희 대표 : 네. 제가 두루마기가 안 될까봐…굉장히 걱정을 했어요. 도포라든지…그러면 너무 불편하거든요…이렇게 길고…이번 두루마기에도 도포끈을 매고 싶었는데…우리가 자문위원에서 결정하지 않았다고 해서…안했는데…그것도 제가 적극적으로 주장을 했으면 됐을텐데…색을 맞춰서…도포끈을 매면 역사에도…고증이 되어 있어요. 그러면 굉장히 멋이 있었을텐데…그것을 제가 슬쩍 물러났어요. 너무 고집을 피울 수도 없고 해서…

박인규 : 외국분들이 두루마기를 좋아한다는 이유 말고도…두루마기를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의상으로 내세울 만한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습니까?

이영희 대표 : 지금 야외에서 촬영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두루마기가 더 어울리죠? 또 계절이 11월 말일 쪽에 가까우니까…계절적으로도 두루마기가 어울리고…바닷가에서 또 짧은 것을 입는 것보다…모든 환경에 조건이나…우리 두루마기가 아름답고 외국사람들이 선호하기 때문에…두루마기가 적절했어요. 제 생각에는…패션쪽으로 봐도 그렇고요. 자기들 집에 가서도 입을 수 있어요. 가운식으로…귀빈이 오셨을 때…걸치고 나가도 되거든요.

박인규 : 정상분들이 두루마기를 다 가져 가셨습니까?

이영희 대표 : 네. 대사관을 통해서 내일모레쯤 출발한답니다.

박인규 : 두루마기 자체가 이름 그대로 두루두루 입을 수 있다…고 해서 평등한 옷이다? 라는 말도 있는데…맞는 말입니까?

이영희 대표 : 외출할 때 입는 옷이지요. 현관 밖에 나갈 때는 꼭 두루마기를 걸쳐야 합니다. 그래서 정상들도 물론 좋아했지만…우리 자신이 두루마기를 입고 싶어 했으면…좋겠고요. 어떤 큰 자극이 됐을 거 같아요. 외국분들도 저렇게 좋아하는데…우리 옷인데…우리는 왜 외면을 하는지…그런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박인규 : 이번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서 정상들이 입었던 두루마기와 똑 같은 두루마기를 만들어 입고 싶다…는 주문은 안들어오던가요?

이영희 대표 : 앞으로 있을 겁니다.

박인규 : 아직은 없습니까?

이영희 대표 : 지금은 너무 바빴죠? 서로가…(웃음)

박인규 : 한 쪽에서는 워낙…색상도 예쁘고 하니까…굉장히 비쌀 것이다? 얼마짜리인가?...이런 추측들도 많은데…대략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습니까?

이영희 대표 : 제작비는 부르는 것이 값이 되겠죠? 사실은…너무 신경을 쓰고 전통한복에서 하는 몇 배의 시간이 걸렸거든요. 그렇지만 국가에서 주는 대로 받아야죠?(웃음)

박인규 : 아직 안 받으셨나요?(웃음)

이영희 대표 : 네.(웃음)

박인규 : 이번 APEC 정상회담을 하면서…사실은 디자이너가 21개국의 국가원수들에게 똑같이 옷을입힌다는 것이…굉장히 있을 수 없는 기회인 거 같은데요. 어떤 생각 하셨습니까?

이영희 대표 : 지금까지 30여년동안 보따리를 싸서…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쇼를 했거든요. 88올림픽때부터…그 때 고생했던 보람이 지금에 결실을 맺지 않았나…이런 생각을 하고…우리 나라의 최고의 모델들이 우리 나라에 모여서 우리 전통을 입어주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노력하고 고생한 보람을…11월 19일에 만끽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부산에서 각 국 정상들을 모델로 해서 이영희 한복 패션쇼를 하신건데…(웃음)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이영희 대표 : 우리 도우미들 21명이 정상들 한 분씩에게 도움을 드렸거든요. 그래서 두루마기를 입혀 드리고, 벗겨 드리고 하는데…3일 동안 맹훈련을 했습니다. 제가…아무도 가르쳐 줄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두루마기를 도우미들이 입혀보고, 벗겨보고 한 적이 없거든요.

박인규 : 도우미들도 사실 한복을 많이 안 입어 보지 않았을까요?

이영희 대표 : 도우미들이 자기 옷도…거추장스러워해서 제가 강의를 많이 했습니다.(웃음) 마음으로 스스로 자기들이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정말 천사같이 예뻤어요. 이 분들이 도우미들을 너무 귀하고…예쁘게 보시더랍니다. 이렇게 한국 사람은 아름다우냐고…계속 묻더랍니다.

박인규 : 한복의 아름다움이 세계에 알려졌으면 좋겠고요. 이번에 국가정상들이 입었지만…이영희선생이 만든 한복들은 우리 나라의 유명 배우들도 많이 입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친절한 금자씨>에 나오는 이영애씨 같은 경우도 그렇고요. 베니스영화제에 갔을 때…그 당시 보도로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한복 집에서 급하게 빌려 입었다?...라고 보도가 되기도 했는데…실제로는 이영희선생께서…?

이영희 대표 : 예. 그 배우들이 외국 드레스를 입고 가니까…아무도 자기들을 쳐다보지 않더랍니다. 그런데 한복 치마로 만들고, 한복을 모던하게 만든 드레스를 입고만 가면…어느 사람이 만들었냐고…그런 말을…이미연씨도 이태리에 갔을 때도 입고 갔거든요. 그 때도 많이들 물어와서…정신이 없었다고도 하더라고요.

박인규 : 전통한복 그대로 만드시는 건 아니시죠? 약간은 모던하게 만드시는 거죠?

이영희 대표 : 살도 조금 보이고…제가 생각하기에 한복 치마가 굉장히 아름다운 옷이예요. 그 옷을 여러 가지로 변형 할 수가 있어요. 색깔에서부터 모양까지…

박인규 : 치마만으로 드레스처럼 만드실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이영희 대표 : 네.

박인규 : 이번에 베니스영화제에 간 이영애씨 같은 경우도…그 쪽에서 부탁을 해서 만드신 건가요?

이영희 대표 : 우리 옷을 좀 많이 입어 본 분이니까요…

박인규 : 좀 전에 이미연씨도 말씀도 하셨고…김희선씨라든가, 엄지원씨도 이영희선생님 옷을 많이 입었다고 하는데…한 사람을 꼽으시기는 어렵겠지만…어떻습니까? 한복에 잘 어울리는 배우가 어떤 분인 거 같아요?

이영희 대표 : 전통한복은 이영애씨가 제일 예쁘죠…예쁜 사람은 많아요…그 사람에게 맞는 옷을 잘 골라서 맞게 만들어야 예쁘죠…아무리 본인에게 한복이 어울린다고 해도…본인에게 색상이나 디자인이 맞지 않을 때는 결코 그 옷이 결코 아름답지 않아요. 한복은 굉장히 아무렇게나 입어도 되는 것으로 보통사람들이 알고 있는데…우리의 한복을 제가 몇십년 다루다보니까요…굉장히 까다로운 옷이예요. 한복은…낮에 입느냐…밤에 입느냐…누구와 만날 때 입느냐…색상을 어떻게 쓰느냐…낮에 입는 색, 밤에 입는 색도 확실히 달라야 합니다. 전깃불 밑에서는…그런 것을 잘 맞춰서 골라서 입으면…최고의 옷이 되지요.

박인규 : 조금 전에 말씀 하실 때…외국에 우리 배우나 유명인사가 나갔을 때…외국 서양옷을 입는 것 보다는…서양옷을 입으면 오히려 알아봐 주지 않고…전통의상을 입어야 말하자면…눈에 띈다?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그렇다면 앞으로 외국에 나갈 때는..전통한복이라든지, 고친 것이든지…개량한복이라든지…추세가 많이 늘어 나겠네요?

이영희 대표 : 제가 12년동안 계속 그런 일만 해오지 않았습니까? 파리에서 부띠끄를 8년동안 해 왔고요. 지금 뉴욕에서도 계속…뉴욕 10월달에 우리가 음식 축제를 했는데…그 곳에서 우리 한복쇼를 간단하게 했거든요. 그런데 기자들이…모델들이 나올 때마다 기립박수를 너무들 쳐서…그 한복에 매료되어 있었어요.

박인규 : 앞으로도 계속 한복을 많이 알려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박인규 : 한복 디자이너를 언제부터 시작하신 겁니까?

이영희 대표 : 저는 결혼을 조금 빨리 하고요. 결혼으로 인해서…제가 하고 싶은 공부도 못했고…아이들만 키우다가…어느 날 제가 뭔가 하고 싶었어요. 30대에 가서요. 그래서 항상 집에서 어머니가 염색을 하시고, 바느질을 하시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박인규 : 친정 어머니께서?

이영희 대표 : 네. 어릴때요…항상 한복만 입혀 주셨어요. 학교 갈 때 벗기고…집에 오면 항상 한복을 이것저것 많이 입혀 주셨거든요. 그런 속에서 제가 살아서 그런지…그냥 한복이 하고 싶었어요. 한복을 우리 친척언니가 실크를 짜서, 염색을 하고, 수출하고 그럴 때…제가 그 옷감을 가지고 와서…이불도 만들어 보고…한복도 만들어 봤어요. 제가 입으려고…그랬더니 친구들이 그 한복…나도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우리가 30대 때는 굉장히 한복을 많이 입었어요. 그것을 집에서 만들다 보니까…사람들이 "나와 같이 일해 보자."…이런 말을 계속 해서…제가 서교동에서 시작을 했어요…1977년에요…시작을 한 날부터 돈이 쌓이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제가 한복을 시작할 때…너무 어려웠던 것은 색깔이 없었어요. 어머니가 염색해 주신 색깔이 없더라고요.

박인규 : 그럼 색깔을 직접 만드셨군요?

이영희 대표 : 제가 염색을 하고…해서 만들었더니 그것이 입소문이 나서…너무 손님들이 많이 왔어요. 그래서 나오자마자 패션쇼를 하게 됐어요.

박인규 : 말하자면, 30대 후반때에…?대학 같은 것은 다니시지 않으시고, 독학으로 하신건데…인기를 얻게 되신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이영희 대표 : 남들이 하지 않는 색상을 쓰고, 직물도 옛날 옷에서 문양을 보고 짜서 공장에 맡겨서…그리고 제가 한복을 시작하자 마자 석주선박물관을 갔어요. 그 곳에 갔더니 제가 좋아하던 색상, 옛날에 우리 어머니가 자연 염색하던 색상이 다 있었어요.

박인규 : 석주선이라는 분이 우리 전통복식 연구하시던 분이시죠?

이영희 대표 : 네. 박물관을 가지고 계세요.

박인규 : 지금 프랑스와 미국에…부띠끄라고 합니까? 옷 만드는 곳을 하신다고 하셨는데…외국 사람들도 이영희선생님의 작품을 좋아 합니까?

이영희 대표 : 외국 사람들이 더 좋아하죠.

박인규 : 더 좋아합니까?

이영희 대표 : 우리는 우리 것을 높이 평가할 줄 모르는 나쁜 점이 있고요.

박인규 : 왜 그렇죠?

이영희 대표 : 한복이 촌스럽다고 생각하죠. 세련되지 않은 옷이다…외국의 명품만 세련된 옷이라고 생각하는데…역으로 외국에 갔을 때는…한국적인 동양의 어떤 선을 그 사람들은 굉장히 좋아하죠.

박인규 : 한복의 우수성이라고 할까요? 장점이라고 할까요? 주로 여자 옷만 만드시는 건…?

이영희 대표 : 아니요. 남자들의 옷이 더 멋있어요.

박인규 : 더 멋있을 수 있습니까?

이영희 대표 : 도포라든지…이런 두루마기라든지요. 바지저고리도 얼마나 멋있어요? 옷 색깔 때문에 그런 거에요.

박인규 : 우리가 아직 우리 옷이 좋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거네요?

이영희 대표 : 네. 이번을 계기로 많이 반성들 하실 것 같아요.눈높이가 좀 높아져서…(웃음)

박인규 : 저는 얼핏 생각 하기에…각 국 정상들이 두루마기를 입었으니까…이영희선생님께 가서 옷을 맞춰 입어야 겠다…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시겠지만…워낙 유명하신 디자이너라서 굉장히 비싸지 않을까…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거 같아요?

이영희 대표 : 자기 예산에 맡게 해 줍니다. 똑같이 해 줍니다. 다른 곳들과 같이 해주고요. 어떤 특별한 작품에서는 차이는 나겠지만…다른 한복집과 거의 같아요.

박인규 : 남자분들은 항상 양복만 입다가…전혀 다른 옷을 입는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이영희 대표 : 어떤 분들은 또 한복에 대해서 굉장히 사랑을 가지고 애착이 있어서…입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박인규 : 96년도에 뤽상부르그궁에서 한복 전시회를 가졌는데…그 때까지만 해도 한복을 기모노라고 불렀다면서요? 서양인들이…

이영희 대표 : 제가 93년도에 처음으로 파리 컬렉션에 나갔을 때도요. 모든 기자들이 기모노라고…마담 이가 만든 옷은 기모노다…기모노가 너무 아름답다…이렇게 표현이 돼서 신문잡지에 났어요.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요. 2년동안 고심한 끝에…우리 홍보담당과 연구를 해서…전시회를 하자…전통적인 전시회를 하면…한복이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다…해서 뤽상부르그에서 굉장히 아름다운 전시회를 했어요. 엔티크로요. 옛날 것으로요. 전부 그 때는 전통의상…노리개, 비녀도 다하고…항아리에 간장 담는 것도 했어요. 제가…솥도 가져가고요

박인규 : 그 때부터 한복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 건가요?

이영희 대표 : 네. 그 때 유명한 르몽드 기자분이…한복은 바람의 옷이라고…전시회를 할 때 제목이 붙지 않습니까? 그 홀에 크게 "한복, 바람의 옷" 신문에, 팜플렛에…한복은 바람의 옷이라고 했어요. 제목을…그랬더니 텔레비전이나 책자…모든 패션잡지에 한복이라고 났어요. 이영희 사진도 나고요. 그 뒤로는 지금까지도 기모노라는 말은 없어지고…

박인규 : 한복이라고 씁니까?

이영희 대표 : 네. 지금은 책자에도 모두 한복이라고 들어가 있어요.

박인규 : 한국의 문화대사, 홍보대사를 톡톡히 하신 셈이네요. 2001년도에는 평양에 가셔서 한복 전시회를 가지셨는데…그 때는 어땠습니까? 북한 사람들 반응이?

이영희 대표 : 제가 답사까지 했거든요. 답사까지 가는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는데…6월 12일날 대통령방문 1주년 기념인데요. 3월달에 패션쇼가 무엇이냐…자기들은 모른다고 해서…답사와서 어느장소, 어떻게 하는지…알려 달라고 해서…제가 평양을 3월달에 갔다 와서 6월에 정식으로 갔다 왔거든요.

박인규 : 2001년 6월에? 정상회담 바로 1주년 때 가신 거군요?

이영희 대표 : 네.(웃음) 막상 가니까…전기가 약해서 조명이 없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모두 가져가고…고려 비행기를 통째로 전세 내서 갔어요. 우리 국가에서 보낸 것도 아니고…그 쪽에서 초청을 해서 갔어요. 우리 어떤 단체, 어머니회, 친구들이 돈을 조금씩 모금을 해서 현금으로 호텔비도 내야 하고 밥값도 우리가 다 냈어요.

박인규 : 북한 사람들이 나름대로는 전통을 잘 지킨다고 하는데…한복에 대해서는 어떤가요?

이영희 대표 : 우리가 배울 점이 그겁니다. 한복을 너무 아끼고 사랑하고…또 다른 옷이 없으니까…그렇겠지…하는 마음도 드는데…원칙으로는 우리전통을 깊이깊이 사랑하고…아끼고 하더라고요.

박인규 : 이영희선생님께서 만든 한복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이영희 대표 : 너무 정신이 없죠. 너무 갑자기 보니까…

박인규 : 이른바 모던 한복을 선 보이신 거죠?

이영희 대표 : 아니에요. 전통한복을 보여 달라고…윗도리는 꼭 입어다오…그것은 꼭 지켜달라고…치마 같은 건 잘 보여야 하는데…저고리를 다 입고 쇼를 했어요. 다음에 올 때는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해도 된다는 약속도 서로 하고요.

박인규 : 그 뒤로는 아직 못 가 보신거죠?

이영희 대표 : 제가 신청을 하면…그런 말들은 많이 했다고 해요. 다시 와서 현대한복을 봤으면 한다는…그런 말들은 많이 오고 갔어요.

박인규 : 지금까지 말씀하신 중에 한복의 아름다움이랄까…이런 것들을 오히려 외국사람들이 더 알아 주는 거 같고…한국에서는 아닌 거 같다는…말씀도 하셨는데…어떻습니가? 한국에서 한복을 만드시면서…한복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인식이랄까?

이영희 대표 : 지금 계기가 되지 않았습니까? 한복을 알아 주시고…좋아하시죠? 이 뿐만 아니고 제가 20년 가까이.. 1983년부터 외국 쇼를 했었거든요. 그 때부터 저는 알고 있었죠. 우리 한복은 어느 시기에는 명품화 될 것이다…어떻게 작업을 잘 하면 명품화…작업만 잘하고, 디자이너만 잘한다고 명품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시스템…경영팀, 마케팅팀, 패션쇼팀…이 시스템이 완전히 갖춰져야 합니다. 유명 브랜드는 보통 한 달에 2천몇백만원 정도의 홍보비가 든답니다.

박인규 : 최근에 한류가 동남아에서나 세계로 뻗치고 있는데요. 이영희선생님의 한복이…한류에 한 품목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영희 대표 : 네. 될 것입니다.

박인규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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