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간에 정례적인 장관급 협의체가 내년 초에 정식 발족한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6일 오후 1시15분 벡스코(BEXCO.부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한시간 가량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그간 긴밀히 협의해 온 장관급 전략대화의 출범 계획을 재확인하면서 이 같이 합의했다.
장관급 협의체는 우리측의 외교통상부 장관과 미측의 국무부 장관이 참여하는 것으로 의제와 형식은 추후 논의키로 했다.
두 장관은 한미동맹과 관련, 현재의 양국관계가 어느 때보다 공고하고 신뢰와 우의를 바탕으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양국간 현안을 한미동맹이라는 큰 틀 속에서 긴밀히 협의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어 반 장관은 한미동맹 정신에 따라 이라크 아르빌의 유엔사무소 보호 및 요원 경호 업무를 우리측이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으며, 이에 라이스 장관은 거듭 사의를 표명했다.
양측은 북핵문제와 관련, 11일 종료된 제5차 1단계 6자회담에서 활발한 의견 개진을 통해 이행방안 협상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으며 각국의 의지를 확인하는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향후 회담에서 이행방안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을 거둘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북한이 단순한 인도적인 지원이 아닌 개발 원조를 희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고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유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앞으로 긴밀히 협의해 가기로 했다.
이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 해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개발원조 요구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회담에서 양측 간에 대북지원은 일회성이 아닌 북한의 경제발전과 개혁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국제금융기구의 지원을 염두에 둬야 하고, 그럴 경우 북한의 투명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등의 의견도 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양측간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등의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서 반 장관은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의 정치, 경제적 중요성을 설명하고 미국인의 부산 거주 규모와 방문횟수 등을 감안할 때 부산에 미 영사관을 재개설하는 문제를 고려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라이스 장관은 재정부담으로 인해 여의치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반 장관은 양국 간에 비자면제 프로그램이 실현되면 인적, 물적 교류가 더 활성화돼 한미간 좋은 상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라이스 장관의 방한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세 번째이다.
이번 회담은 17일 경주에서의 한미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점검하는 자리로 한미동맹, 북핵, 비자면제 등 양국 현안이 주로 논의됐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양국 장관 간의 빈번한 만남은 긴밀한 협의를 가능케 하는 것으로 한미동맹을 잘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이태식 주미대사, 송민순 차관보, 김숙 북미국장, 박준우 장관 특보, 김형진 북미1과장 등이, 미측에서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 필립 젤리코 국무부 자문관, 짐 윌킨슨 국무장관 수석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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