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인사가 사무총장에 선출된 데 반발해 당수직 사퇴를 선언한 프란츠 뮌터페링 독일 사민당 당수가 1일(현지시간) 기민련-기사련 연합과의 대연정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면서 좌초 위기에 놓였던 대연정의 불씨가 일단은 이어지게 됐다.
그러나 사민당의 내분은 점차 깊어가고 대연정의 한 축이었던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련 당수가 연방 각료직을 포기하면서 11월 대연정 정부의 출범을 계획하고 있는 독일 정국은 여전히 안개속을 헤매고 있다.
***뮌터페링 "SPD 세대교체 돕겠다"**
지난달 31일 사민당 지도부회의에서 당내 청년사회주의자 그룹 출신의 안드레아 나알레스가 사무총장에 지명된 것에 반발해 당수직을 내던진 뮌터페링은 이날 차기 정부에 각료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뮌터페링은 사민당 당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사민당 지도부의 세대교체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면서 "나는 정부 안에서 당의 세대교체를 돕고 새로운 사민당 지도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당수직을 내던지면서도 대연정 논의를 주도할 뜻을 내비쳤고 부총리 겸 노동사회부 장관직에 대해서는 뚜렷한 언급을 피했던 그가 장관직 수행 의사를 밝힘으로써 대연정의 위기는 일단 한숨 돌렸다.
그러나 하이데마리 비초렉-초일 부당수도 뮌터페링의 사임과 동시에 부당수직 재출마를 포기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민당의 내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기민련-기사련 당수간 갈등으로 우파도 '흔들'**
한편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련 당수가 이날 "앞으로 당을 지키는 데 주력하겠다"며 경제장관을 포기하고 바이에른 주에 남아 있겠다고 밝힘으로써 기민련-기사련 연합쪽도 혼란에 빠졌다.
독일 언론들은 슈토이버 당수가 그 동안의 대연정 협상에서 차기 총리로 정해진 앙엘라 메르켈 기민련 당수와 사사건건 갈등해 온 것을 퇴진의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슈토이버 당수는 차기 정부에서 경제부를 확대개편해줄 것을 요청해 왔으나 메르켈이 이를 거부했다고 전해진다.
슈토이버 당수는 기사련의 2인자인 미하엘 글로스 원내총무를 경제장관으로 추천했다. 그러나 그간 대연정 협상의 주역이 돼 왔던 슈토이버가 빠짐으로써 대연정의 또다른 한 축이 크게 흔들리게 돼 대연정의 위기 또한 계속되고 있다.
메르켈 차기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12일까지는 대연정 협상을 마무리지을 것"이라며 대연정 성사 의지를 밝혔다.
기민련-기사련 연합과 사민당은 이달 중순까지 연정 출범을 위한 정책협상을 마무리하고 오는 22일 의회에서 메르켈을 총리로 선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