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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개헌 조기 공론화' 고개 드나?

민병두·유필우·권철현·정의화 "지방선거 이후엔 늦어"

국회 대정부 질문 첫날, 여야를 막론하고 다수 의원들이 '개헌논의 조기 공론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각 정당의 대표들은 하나같이 "한번 촉발되면 모든 국력이 개헌론에 소진된다"며 "2006년 5월 지방선거 이후 개헌 집중 논의"를 공식입장으로 정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지방선거 이후는 늦다"며 구체적 로드맵까지 제시해 10·26 재선거 이후는 '개헌정국'이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 참여 개헌 하려면 내년 초부터 집중논의 시작해야" **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2006년 1월 '헌법개정 범국민 협의회'를 구성하고 그해 9월 국회에 '헌법 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개헌 2단계 로드맵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우선 1단계 '헌법개정 범국민 협의회'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헌법개정에 대한 향후 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여, 사실상 지금 당장 개헌논의를 시작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민 의원은 '개헌 조기공론화'를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권력구조만을 개편하는 헌법을 위해서는 내년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 작업해도 늦지 않을 수 있지만, 권력구조 변경 외에 권력기관에 대한 국민 참여권의 신장, 통일과 민족통합의 지향, 사회적 기본권 강화 등을 함께 논의하려면 내년에 시작하면 늦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개헌은 다른 시급한 과제에 대한 전념을 방해하는 블랙홀과 같다'는 문 의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앞으로 한 세대의 목표와 과제, 방법론에 대한 로드맵을 그려가는 것을 생각하면 폭넓은 헌법 논의는 오히려 사회를 발전시키고 풍부하게 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유필우 의원은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는 군사독재의 유산이니 4년 중임, 정·부통령제로 개헌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권력구조 개편에 개헌의 초점을 맞추면서도, "아예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자"며 지금 당장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개헌을 위한 국민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

***한나라당에서도 '조기공론화', 정부는 "2007년에 논의될 것"**

한나라당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다.

권철현 의원은 "이번 정기국회 내 탈정치 전문가 중심의 '헌법연구회'를 국회에 설치하고 2006년 정기국회에 '개헌특위'를 설치하자"는 개헌일정을 제안해, 기구의 이름이 다를 뿐 사실상 민 의원과 같은 주장을 했다.

권 의원은 '2007년 2월 개헌안 발의, 3월 국민투표→ 국민투표 통과 즉시 '거국중립내각' 구성→ 대통령제 유지 경우 2007년 대선·총선 동시 실시, 내각제 전환 경우 대통령 임기 단축·총선 실시'란 국민투표 일정까지 덧붙였다.

이에 정의화 의원 역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2008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개헌 및 선거제도 개혁 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며 개헌 조기 공론화에 불을 댕겼다.

그러나 이 총리는 "개헌에 대한 논의를 정부는 시작한 바가 없다"며 "2007년이 되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보고 그 상황에서 논의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해, 여야 의원들의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는 헌법연구회 등 민간기구 구성에 대해서는 "헌법 논의를 충실히 해 나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면서도 "개헌 논의는 정부가 아니라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공을 국회에 넘겼다.

<박스시작>

***천정배 "'정치적 선택'이란 오해에 탈당 생각도…"**

○‥ 한나라당의 화력(火力)은 강정구 교수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천정배 법무장관에 모아졌다. "정치적인 선택 아니냐"는 야당의 공세에 천 장관은 "내가 정치인이라 이런 의심이 생기는 것 같아 차라리 법무장관을 맡으면서 탈당하는 식으로 했더라면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곤혹스런 심경을 토로했다.

천 장관은 그러나 사퇴나 공개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단순히 시끄럽다고 해서 내가 사과하는 것은 옳지 않고 시끄럽게 된 데에는 색깔론, 정체성 논란을 일으킨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다"며 단호하게 거부했다.

○‥ 이해찬 총리는 특유의 화법으로 한나라당의 공세를 받아쳤다. 이 총리는 '국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 줄을 잇자 "한나라당이 정체성을 잘 몰라서 말씀하신다기 보단 아무래도 정당이다 보니깐 소재를 활용하려는 차원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듯 하다"고 꼬집었고 이때 여당 의석에서는 박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 총리는 또 "나는 강 교수란 분의 글을 읽어보지도 않았고 그냥 신문을 통해 어떤 주장을 하는 줄 알 뿐"이라며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국민들은 그 분을 실없는 사람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해, 진지하게 문제제기를 하던 한나라당 의원을 웃기기도 했다.

○‥ 질문자 중에서는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이 눈길을 끌었다. 민 의원이 단상에 서자 스피커에선 돌연 존 레넌의 '이매진'이 흘러나왔고, 회의장 전광판엔 샴쌍둥이 자매의 사진이 떴다. 지난 여름 휴회기간 동안 대대적인 공사를 통해 국회 본회의장에 설치된 디지털 기자재들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민 의원이 음악을 배경으로 하고 "몸은 붙어 있지만 생각은 다른 샴쌍둥이가 서로를 축복으로 생각하고 살고 있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함게 살고 있는 보수도 진보와 개혁에 대해 관용하고 개혁과 진보도 보수에 대해 관용하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하자, 이를 지켜보던 기자들 사이에선 "라디오 DJ 같다"는 평이 오가기도 했다.

===============<사진>

<박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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