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이 물건너간 것은 체니 부통령 등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의 반대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일본 <교도통신>은 22일 미 의회 일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딕 체니 부통령이 힐 차관보의 방북에 거부감을 표시했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힐 차관보의 방북설은 제4차 6자회담이 끝난 후 계속 흘러나오다가 최근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교토통신>의 보도는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는 국무부 내 협상파가 강경파의 끊임없는 견제를 받고 있고 앞으로의 접촉과 회담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없다면 미국은 언제든 대북 강경기조로 돌아설 수 있음을 암시한다.
힐은 제4차 회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가져 왔던 북미 간 협의에 진전이 없자 방북해봐야 뚜렷한 성과를 가져올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방북 추진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이달 말까지 다른 일정이 잡혀 있어 제5차 6자회담 전까지는 물리적으로도 방북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제5차 6자회담의 개최 시점과 관련해 우리 정부 당국자는 "지난번 합의된 바와 같이 11월 상순에 제5차 회담을 베이징에서 개최해 공동성명의 이행계획에 관해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미국과 협의했다"며 의장국인 중국이 날짜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상순은 15일 이전"이라면서도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모두 APEC 정상회의에 관여하는 사람들이라 그 기간에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참가국 간 조율이 충분치 않으면 일정이 연기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조건은 없다. 원만한 진전을 위해 가급적 사전에 충분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다각도의 접촉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 간 양자 접촉도 "만남, 전화, 인편으로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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