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의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위원장 재직 시절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배일도 의원, 조합비 과다지출·유용·횡령 의혹 **
<한겨레>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배 의원이 노조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때, 조합비로 단체물품을 사거나 외부단체 지원금을 지출하면서 회계 부정, 공금 횡령 등의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 수사에 앞서 서울지하철노조는 작년 8월부터 자체 조사기구 '진실규명위원회'를 구성해 배 의원이 위원장으로 재임했던 99년 11월부터 2004년 3월까지의 비리 의혹을 1년 여간 조사해 왔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배 의원은 △전 조합원에게 지급한 반전 T셔츠를 시중가격보다 2배 비싼 가격에 구입, 조합비 3500만 원 가량을 과다지출하고 △외부단체 지원 명복으로 조합비 1000여만 원을 횡령, 유용하고 △인쇄물 남발, 인쇄비 부풀리기 등으로 조합비 3000만 원을 과다지출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이 중 상당부분이 자체 조사에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의원은 또 △단체보험 가입 과정에서 공사 측의 일방적인 보험사 선정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고 △전례에 없는 '인수인계비' 명목으로 지출한 600여만 원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어, 경찰도 수사에 나섰다.
***노조 "내부 기풍 위해서라도 엄중 처벌해야" **
경찰 수사 소식이 알려지자 지하철 노조는 내주 초 열릴 예정인 대의원 대회를 통해 배 의원의 징계 등과 관련한 최종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대의원들 사이에는 "노조에서 제명하는 것 외에도 배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사법 고발도 고려해야 한다"는 강경 기류가 지배적이다.
최근 양대 노총 간부들의 비리가 잇달아 터진 가운데, 노조 경력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비례대표까지 배려 받은 배 의원의 비리 의혹은 내부 규율과 기풍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엄중 처리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룬 것이다.
***배일도 "내가 한나라당 갔다고 음해로 앙갚음 하려는 듯" **
배 의원은 경찰 수사 소식에 "회계처리상의 오차나 영수증 처리 문제는 본인과 노조가 확인작업을 하면 비리가 아니라는 것이 금방 드러날 것"이라며 "위원장을 하면서 사리사욕을 챙기거나 법에 위배되는 일은 추호도 없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배 의원은 "노조 내에서 정치적 소신과 노선이 다른 사람들이 내가 한나라당에 간 것을 두고 말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앙갚음을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배 의원 측은 올 6월 노조의 해명 요구에 대해서도 "노선이 다른 집행부가 의혹을 전제로 조사를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항의하며 "도덕성에 위배되는 사항은 없다"고 부정 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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