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의 차별점을 부각하기 위해 한 발언이 구설에 오르자, 20일 공식 해명서를 내고 수습에 나섰다.
이 시장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게시한 해명서를 통해 "<시사저널> 인터뷰 기사와 관련하여 이회창 전 총재와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17일 발매된 <시사저널>에 실린 인터뷰에서 "솔직히 노무현·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맘에 드냐 하면 노무현"이라며 "이쪽(이회창)은 너무 안주하고 주위에서 둘러싸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폄하'로 받아들인 이 전 총재 측이 "이 시장이 대권병에 걸려 비례(非禮)와 몰염치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고, 이 시장 측은 뒤늦게 "<시사저널>이 거두절미하고 인터뷰를 개제해 오해를 샀다"며 해명을 해 봤지만, 이 전 총재의 노기(怒氣)는 언론을 통해 계속 전해졌다.
이에 이 시장은 "당이 현재에 안주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과 선진국형 선거운동 도입의 필요성을 말하고 싶었는데 발언의 일부가 내 뜻과 다르게 전해지면서 본의 아니게 이 전 총재께 큰 누를 끼쳐 드렸다"고 공식 해명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시장은 "이 총재님의 측근을 통해 본의를 전했지만 직접 만나서도 말씀을 드리겠다"며 "이 전 총재를 당과 나라를 위해 받들고 모셔야 할 어른으로 늘 생각해 왔다"며 '폄하'의 뜻이 없었음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 시장의 깍듯한 사과는 본의 아니게 이 전 총재의 '정계 복귀설'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냈다. 유력 대권주자가 고개를 숙일 정도로 건재한 이 전 총재의 '위력'을 반증한 셈이다.
이 전 총재는 지난 14일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영화배우 심은하 씨의 결혼식에 참석하는가 하면 전국 정치외교학과 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하며 정계 은퇴 2년 만에 공식 활동을 재개했다. 오는 23일에는 측근인 대구 동을 재선거의 유승민 후보를 격려차 방문할 계획도 밝혀, 정계 복귀 신호탄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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