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재선거가 예정된 경기 광주 공천을 두고 한나라당이 시끄럽다. 공천은 이미 완료돼 후보자 등록까지 마친 상태지만 공천 후유증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당 내에서는 자칫 우세를 자신했던 이 지역 전체 판세가 뒤집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한나라당 광주 공천을 신청했던 홍사덕 전 원내총무는 '탄핵주역'이란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11일 후보등록을 마쳤다. 홍 후보는 "승리해 당으로 돌아가겠다"고 공약해 '무소속 아닌 무소속 후보'를 자처했다.
정진섭 경기도지사 정책특보를 공천한 한나라당은 탈당 후에도 '한나라당 프리미엄'을 그대로 누리려는 홍 후보의 전략에 대해 "공천에 불복해 탈당한 사람은 복당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차단막을 쳤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공천불복자의 선거를 돕는 것도 해당행위"라고 규정했고, 홍 후보 캠프에 합류한 한나라당 소속 경기 광주시의회 의원 2명의 출당을 결정했다.
이처럼 선거 초반 적전분열로 열린우리당 후보의 '어부지리'마저 예견되자, 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공천 실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수요모임' 소속 남경필 의원은 12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박근혜 대표가 공천에 개입하지 않은 것은 옳은 일이었지만 공천의 방향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광주 공천 후유증의 책임을 박 대표에게 물었다.
남 의원은 "공천의 방향을 제시받지 못한 공천심사위원회가 표류하고 그 결과로 공천 후유증을 낳은 것은 어쩌면 예정된 것"이라며 "공천의 방향과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 힘든 일일 수 있지만 힘든 일을 결정하고 옳은 방향을 제시해야 지도자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또 "공천 막바지에 지도부의 영향력이 일정 부분 공천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결국 '게도 잃고 구럭도 잃은' 결과가 되고 말았다"고 지도부를 비판했다.
당내 반박(反朴)진영으로 분류되는 남 의원의 이같은 공개비판은, 재선거 4곳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질 경우 기다렸다는 듯이 몰아칠 '지도부 책임론'을 예고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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