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륙별로 돌아가면서 맡아오던 유엔 사무총장직 순환 보임 관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독일 dpa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역별 순환 이라는 개념을 미국은 언제나 인정하지 않았다"며 "관심이 있는, 가능한 한 많은 후보들이 나와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 표명으로 인해 그동안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 대륙으로 아시아 지역을 기정사실화 했던 예상에 상당한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미국은 사무총장 선출권을 쥐고 있는 안전보장회의의 핵심 국가인 데에다가, 부시 1기 행정부에서 엄청난 입김을 내 왔던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좌장격인 인사가 이런 견해를 밝힌 것은 미국의 실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볼턴은 이미 일부 나라들이 그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동구권 국가의 관리 등 가능한 후보 몇몇의 이름을 대며 지지 의사를 타진했다고 공개했다. 동유럽에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이다.
유엔 사무총장은 그동안 5개 대륙권역에서 순환제로 맡아 왔다. 아시아권에서는 1962년부터 1971년까지 재임한 미얀마 출신의 우 탄트 사무총장 이후 사무총장을 내지 못해,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이 2006년 12월 물러난 후 아시아에서 사무총장을 맡는 것이 기정사실화돼 왔다.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사무총장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태국 부총리와 스리랑카 출신의 자얀타 다나팔라 전 유엔 군축담당 사무차장 등이며, 한국의 경우 홍석현 전 주미대사의 낙마 이후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출마가 거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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