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 PD들을 대표하는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PD연합회) 회장이 특정 연예인으로부터 대가성 향응접대를 받았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PD연합회장은 문제를 제기한 연예인을 형사고발하는 한편, 관련 첫 보도를 내보낸 동아일보에 대해서도 조만간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신청을 낸다는 입장이다.
***탤런트 이모 씨, 심 의원·<동아>·내부감사팀에 제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인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10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KBS PD협회장이자 방송사 PD들의 대표단체인 PD연합회 이모 회장이 드라마 출연과 관련해 탤런트 이모 씨로부터 900만 원대의 향응을 받은 혐의로 KBS 감사팀에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탤런트 이 씨는 이같은 로비 덕분인지 2004년 6월 이 회장이 제작한 아침드라마 <TV소설 그대의 별>에 단역으로 네 차례 출연한 바 있다"고 폭로했다.
심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 회장은 2003년 8월 탤런트 이 씨로부터 드라마 출연 부탁과 함께 경기도 레이크사이드에서 골프접대를 받은 뒤 서울 여의도의 한 유흥업소에서 260만 원어치 술대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또 2004년 5월에도 비슷한 접대를 받는 등 두 차례에 걸쳐 모두 900만 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동아일보는 10일자 사회면에 "심 의원이 입수한 KBS 자체 감사 결과"를 전제로 "이 모 PD는 같은 회사 카메라맨인 C씨를 통해 소개받은 탤런트 L씨에게서 드라마 출연 부탁과 함께 골프접대와 향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향응접대 폭로는 탤런트인 이 씨가 심 의원실과 동아일보, 그리고 KBS 감사팀에 직접 관련자료를 제공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연한 술자리 동석했다가 오히려 협박받아" 반발**
그러나 PD연합회 이 회장은 "관련보도는 구체적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명백한 오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회장은 10일 오후 개인 명의로 발표한 입장 글에서 "이 건은 본인의 협회장 취임 이전인 2003년 8월 학교 선배이자 회사 선배인 최모 카메라 감독이 초대해 참석한 자리에 합석했던 연기자 이 씨가 2년이 지난 지금 갑자기 들고 나와 제기된 사건"이라며 "동아일보의 보도는 연기자 이 씨의 일방적 주장만을 담은 내용으로, 이 씨의 일방적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변호사의 자문을 거쳐 고소·고발을 통해 사법적 판단을 구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 회장은 이어 "(오히려) 연기자 이 씨는 우연히 합석하게 된 술자리를 기화로 본인에게 당시 술자리 비용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금품을 요구하고 드라마 배역 보장을 서약서로 써 주지 않으면 언론에 이런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며 "이런 요구를 거절하자 이 씨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술집 영수증 한 장을 가지고 KBS 감사팀과 KBS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 온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 동아일보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 회장은 "따라서 이런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확인도 없이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전달해 KBS와 KBS PD협회, 본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는 일방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더불어 내부 감사팀에 확인한 결과, 이 사안은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감사보고서가 있을 수 없기에 동아일보의 보도는 '작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글 말미에 "(개인적으로) 동아일보의 기사와 이 씨의 악의적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가 밝혀질 때까지 KBS PD협회의 모든 공식적 업무를 중단하고 집행부에 그 권한을 위임할 것"이라며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이후에도 도덕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질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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