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8월 롯데관광에 개성 관광사업 참여 의사를 타진한 데 이어 지난달 13일 롯데관광에 팩스로 통신문을 보내 개성 관광사업에 대한 협의를 정식으로 제안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롯데관광은 8일 이같은 북한 측의 제안에 따라 개성 관광사업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통일부도 롯데관광이 정식으로 사업신청을 해오면 법령에 의거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 "필요하다면 공개해도 좋다"**
특히 북한은 롯데관광에 보낸 통신문에서 현대아산과 더 이상 개성 관광 문제를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개성 관광사업에서 현대아산을 배제할 가능성마저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필요하다면 이 내용을 공개해도 좋다"며 현대의 독점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재차 밝히며 "최근 김윤규 부회장과 관련한 우리의 거듭된 충고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이 취하고 있는 태도는 개성관광을 포함한 쌍방 사이의 협력사업에 심각한 후과를 초래했다"고 현대측을 비난했다고 <조선일보>가 8일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달 15~17일 사이 개성에서 만날 것을 롯데관광에 제안했으며, 답변이 없자 18일쯤 다시 팩스를 보내 개성이나 평양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관광 "손해보면서 할 생각 없다"**
지난달 중순 관련 보도가 나가자 현대아산의 입장을 고려해 입장표명을 자제해온 롯데관광도 북한이 다시 사업참여를 요청해옴에 따라 참여 쪽으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관광은 개성 관광사업과 관련해서는 북한과 현대의 관계가 청산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롯데관광은 북한이 국제적 비즈니스 규범과 시장경제 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 자사가 사업참여를 결정하기 위한 전제라는 입장이다.
롯데관광은 지난달에도 "통일사업이란 명분보다는 비즈니스의 측면에서 비용과 수익을 검토해보고 사업성이 있으면 개성 관광사업을 할 계획"이라며 "현대아산처럼 손해를 보면서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었다.
통일부도 이날 "롯데가 사업신청을 아직 하지 않았고 상황파악이 더 필요하다"면서도 "사업신청을 하면 법령에 따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개성 관광사업에 현대가 아닌 다른 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려면 북한과 현대 사이의 사업합의서와 정부의 협력사업자 승인 내용 등을 종합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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