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의 각종 학칙에 아직도 군부 독재시절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신설대학일수록 인권 탄압적 요소가 강한 학칙 규정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6일 "국립대 47개교, 사립대 228개교 등 모두 275개교로부터 학칙, 학생활동 규정, 학생준칙, 학생회 회칙 등을 제출받아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와 공동 분석한 결과 가장 비판적이고 또 민주적이어야 할 대학이 오히려 유신시대의 잔재를 벗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구체적으로 "분석대상 275개교 가운데 81.09%인 223개교에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항이 있었고,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학교도 무려 67.63%(186개교)나 됐다"며 "여기다가 59.9%인 162개교는 '비상시 총학생회 활동정지' 규정을, 48.36%인 133개교는 '학교운영에 학생 관여 금지' 조항을, 27.27%인 75개교는 '불온선전물 부착금지' 조항을 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표 참조).
이밖에 58%의 대학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시 학생회 활동과 효력이 정지되는 유신시대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고, 극히 일부 대학에서는 국가 비상사태시 학생회를 학도호국단으로 교체하는 규정도 갖고 있었다.
최 의원은 "대학의 학칙이나 관련 규정이 인권 보장의 측면과 민주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각 대학별 사안으로 맡길 것이 아니라 교육인적자원부 차원에서 가칭 '대학학칙 민주화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기본 가이드라인을 만든 뒤 이를 각 대학에 권고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11일 교육부 확인 국감에서 이를 공식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는 지난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 침해적 학칙의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으며, 이달 중 이에 대한 조사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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