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엔 유승민 '전략공천', 광주엔 '무소속' 홍사덕?

한나라당 10·26 재선거 공천 …곳곳에 '잡음' '진통'

10·26 재선거를 앞두고 공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한나라당이 진통을 겪고 있다.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이야 선거철마다 의례히 있는 일이라지만, 이번 한나라당 공천에서는 수많은 신청자들을 두고 신청도 하지 않은 당직자를 전략공천 해 논란을 자초하는가 하면, 원내총무까지 지낸 당내 중진이 공천탈락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담장을 넘어선 잡음의 '톤'이 여느 선거철보다 높고 강하게 감지된다.

***홍사덕 전의원 "무소속 출마해 당선 뒤 복당" **

한나라당 원내총무 출신 홍사덕 전의원은 4일 성명서를 통해 10·26 재선거에서 경기도 광주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달 홍 전의원은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당은 '탄핵주역' 이미지가 강하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홍 전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가정하고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후보들과의 4자 대결에서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공천 재심사를 요구해 왔다.

이같은 반발에도 이날 운영위원회가 정진섭 경기도지사 정책특보의 후보 확정을 결정짓자, 홍 전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이긴 후 당에 복귀할 것"이라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것이다.

홍 전의원은 "나는 누구보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탄핵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대한민국을 위해서였다. 나의 당선이야말로 정권교체를 위한 또 하나의 디딤돌"이라고 주장하며, '탄핵주역'이란 이미지를 역이용해 '반노 성향'의 표심을 자극하고 나섰다.

역시 이 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탤런트 김을동 씨도 "공천심사에서 고 득점자가 하위 득점자에게 지는 황당한 일이 이 당에서 벌어졌다"고 항의하며 재심사를 요구하고 있어, 김씨의 무소속 출마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김씨는 이날 운영위에서 신상발언을 자청해 "내 할아버지이기 이전에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살신성인한 국가의 신인 김좌진 장군에게 누가 되지 않고, 부패한 정치인들에게 똥물을 붓고 미련 없이 배지를 떼어버린 아버지(김두환)의 뒤를 잇고자 정치에 입문하려고 했다"며 "경기 광주지역의 공천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민족의 수호신의 분노를 담은 제2의 똥바가지가 떨어질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유승민 비서실장 공천을 위해 공모 마감도 연기 **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선언을 한 대구동을에는 박근혜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비서실장의 공천이 유력해 노무현 대통령과 박 대표 간의 대리전이 예상된다.

당초 이 지역에는 박창달 전 의원의 여동생 박은숙씨, 서훈 전 의원, 곽창규 여의도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김대봉 법무사, 김성완 당 부대변인, 황수관 연세대 외래교수 등 15명이 공천을 신청했으나, 당에서는 "당선 가능성을 포함한 여러 면을 고려할 때 적격자가 없다"며 유 실장의 공천을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이미 운영위에서는 "현지 조사와 각종 여론조사, 대구시지부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유승민 비서실장이 적합하다"란 발표를 해 놓고서도 4일 하루 추가 신청을 받기로 한 것은 공천 신청도 하지 않은 유 실장을 공천하기에 앞서 '모양새'를 갖추려는 노력이다. 비례대표인 유 실장은 오는 7일 비례대표직을 사퇴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중앙당의 '낙하산' 공천에 이미 현지 민심은 조직이 강한 탈락자가 무소속 출마한다느니, 이강철 후보와 친분이 있는 탈락자가 조직을 이끌고 우리당에 입당한다느니 하는 뒤숭숭한 소문으로 화답하고 있다. 당 내에서도 공천 후유증이 '텃밭 수성'에 난기류를 몰고오지나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