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청렴위에 의해 알선수재 혐의로 고발당한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은 사업가 정 모 씨를 위해 공사를 수주해주는 대가로 40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부산시장 출마설이 나오는 민감한 시점에 청렴위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정씨 만난 것은 사실, 그러나 2001년 한 번뿐" **
권 의원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2001년 동향 후배인 한 모 씨로부터 자신의 회사 사장과 그 사위인 정 모 씨를 소개받은 적이 있고 당시에는 그가 인상도 괜찮고 점잖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돈을 건넨 정 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그 후에 술을 한 잔 먹은 적이 있는지, 밥을 같이 먹은 적이 있는지는 전혀 기억이 없고, 그 후 몇 년 동안 전화 한 통화를 한 적도, 그를 본 적도 없다"며 접촉은 한 번뿐이었음을 강조했다.
권 의원은 정 씨가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넬 때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월간조선> 우종창 편집위원도 자기에게 "형님 부분은 내가 봐도 황당하더라"라고 말했다면서 자신의 결백을 재차 강조했다.
권 의원은 "정 사장이 우종창 기자에게 취재요청을 한 적이 있으나 우 기자가 이를 들어주지 못했고 정 사장이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우 기자가 면회를 한 번도 가지 않자 앙심을 품은 가족들이 '빌려간 돈 5000만 원을 갚으라'며 '갚지 않으면 최 전 대표와의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며 "나에게도 돈을 준 혐의가 있었다면 그런 면에서 가장 약한 정치인에게 먼저 와서 돈을 내놓으라고 난리를 쳤을 것이나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청렴위,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적 의도' 있는 것 아니냐" **
이처럼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한 권 의원은 "청렴위가 정씨에게는 감옥까지 찾아가 증언을 들었으면서 나에게는 전화 확인 한번 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권 의원은 "정씨가 장인 회사를 말아먹으면서 없어진 돈에 대해 나에게 로비를 하기 위해 그 해 9~10월 2개월간 광화문 룸살롱에서 15회에 걸쳐 7000만 원 어치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증언했다고 한다"며 "청렴위가 그 룸살롱에 한번이라도 확인을 해봤으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또 "한 박사라는 후배를 통해 돈 4000만 원을 받았다고 돼 있는데 그 친구에게 연락을 해봐도 거짓말인 것이 확실해졌을 것"이라며 "청렴위가 사실관계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또 당사자인 나에게 한번도 확인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불공평한 조사'와 '부당한 고발'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태도를 보였다.
권 의원은 "정씨가 6월 말에 청렴위에 진정서 같은 것을 제출한 것 같은데 청렴위는 왜 이제 와서 검찰에 고발을 한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지금은 당내에서도, 지역언론에서도 권철현이 부산시장에 나오냐 마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된 시기로 권철현이라는 정치인에게 굉장히 민감하고 중요한 시기인데 이런 시기에 이런 허위사실을 흘리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이에 권 의원은 "청렴위가 즉각 해명하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나는 청렴위와 정 사장이란 사람을 명예훼손, 무고죄로 고발하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대응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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