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리쿠드당원들의 재신임을 받아 가자 지구 정착촌 철수로 맞은 정치적 위기를 딛고 일어섰다.
리쿠드당 중앙위원 3000여 명은 26일(현지시간) 벤야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샤론 총리를 몰아내기 위해 제안한 당내 예비선거 조기 실시안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근소한 표차로 이 안건을 기각했다고 복수의 외신들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내년 4월 예비선거 별러**
샤론 총리는 이날 투표에서 패배한다면 총리직을 그만둘 것이라고 공언해 와, 네타냐후 안건에 대한 찬반투표는 사실상 샤론 총리에 대한 재신임 투표였던 셈이다.
리쿠르당 당직자는 조기 예비선거안이 반대 52%, 찬성 48%로 기각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리쿠드당의 예비선거는 네타냐후측에서 원했던 11월이 아닌 내년 4월 예정대로 치러지게 됐다.
투표가 끝난 직후 샤론측 인사들은 지지자들을 향해 "총리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우리는 샤론 총리가 리쿠드당의 지도자로 남는 것을 원한다"고 환호했다.
반면 네타냐후 전 총리는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내년 예비선거에서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겨우 첫 번째 장(章)만을 지났고 근소한 표차로 패배했다"며 "그러나 둘째 장에서는 반드시 이기고 리쿠드당도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무제한 공격 선언'이 주효**
이같은 결과는 투표전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간 <마리브>의 설문조사에서 반대 42.3%, 찬성 50.7%를 기록했던 것과는 상반된 것으로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 공격에 대한 샤론 총리의 강경 대응이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지난 23일부터 이스라엘 군의 표적 살해 공격 등을 문제 삼아 로켓 보복 공격을 나섰다. 극우 유대세력은 샤론의 가자 철수 청책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게 승리감을 주어 그같은 공격을 받았다고 비난했다.
이에 샤론 총리는 긴급 안보각료회의를 소집해 '무제한 공격'을 천명하고 헬기를 동원해 가자 지구에 대한 공습에 나서는 등 발빠르게 대처해 부동층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열린 리쿠드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당내 과격파 인사 수백 명이 퇴장한 상태에서 샤론 총리가 마이크 전원이 두 차례나 꺼져 연설을 하지 못해 수모를 겪은 일도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얼론들은 '총리 연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어조로 네타냐후 측의 소행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가자 철수 정책과 팔레스타인의 대응이 주요 변수**
샤론 총리가 재신임을 받음에 따라 지난 12일 가자 지구 철수 완료 후 팔레스타인 문제는 그의 구상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
샤론은 가자 지구에서는 완전 철수하는 대신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정착촌 대부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를 추지하겠다는 정책을 펴 왔다. 이스라엘의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그로서는 가자 지구에서 철수하는 것이 팔레스타인과의 충돌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믿어 왔다.
샤론 총리의 이같은 정책은 이스라엘 국민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고 가자 철수에 대한 여론도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리쿠드당 내부에서는 네타냐후 전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도 만만찮아 샤론 총리의 지도권은 내년 4월 예비선거에서 또다시 위협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결국 샤론의 독자적인 중동 평화 구상의 실행 여부와 이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대응이 샤론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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