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의 삼성물산 주가조작 사건은 정부조직이 삼성그룹을 비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의 주장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윤증현 "헤르메스 사건은 외자에 대해 우리 규율 지킨 것"**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금감위와 금감원을 대상으로 한 26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감위와 금감원이 특정 기업을 위해 일한다는 김 의원의 주장은 금감원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위원장은 "아무리 국감장이고 아무리 의원이라지만 금감원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를 그렇게 얘기한다면 억울하다"며 "나는 헤르메스 사건은 맹세코 외국자본에 대해 엄격하게 우리 규율과 문화를 지킨 부분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2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의 삼성물산 주가조작 사건은 금감위와 금감원이 삼성의 지배구조를 조직적으로 보호해주기 위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제기하는 헤르메스 펀드에 오히려 괘씸죄를 적용한 사건"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헤르메스의 삼성물산 주가조작 사건은 작년 11월 헤르메스펀드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한 직후에 보유 중이던 삼성물산 주식을 전량 매도해 주가를 끌어올림으로써 차익을 남겼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삼성물산은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온 헤르메스를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 세력으로 간주했다"며 "그런데 금감위와 금감원이 발벗고 나서서 이를 해결해 줬다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6일 국감에서도 "헤르메스는 불법 투기자본이 아니었고, 헤르메스에게 잘못이 있었다면 지배구조가 취약한 삼성물산 주식을 사서 지배구조의 개선을 요구했던 것뿐"이라며 "그런데 금감위가 헤르메스를 고발조치 한 것은 선도부장더러 폭력학생을 잡아오라고 했더니 떡볶이 먹는 아이를 잡아온 격"이라고 비난했다.
***김현미 "헤르메스의 죄라면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했던 것" **
김 의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헤르메스와 함께 대우증권의 K대리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M&A설을 유포한 공범으로 고발됐으나, 헤르메스는 회사 전체가 고발된 데 비해 대우증권은 K대리만 고발됐다"며 "헤르메스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던 2005년 5월 금감원 직원 중 한 사람이 대우증권 감사로 임명됐는데 이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금감원 실무 담당자는 "대우증권에 감사로 나간 사람은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김 의원의 질의 시간 내내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하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윤 위원장은 질의 끝에 "일 분만 달라"고 요청해 못 다한 항변을 마저 했다.
윤 위원장은 "펀드의 생명은 신뢰에 있는 만큼 헤르메스 측에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협상을 타진해 온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그런 네고를 다 물리치고 엄격하게 처리한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헤르메스에 대한 조치는 앞으로 외국자본들이 국내영업을 하는 데 있어서 대단히 조심스럽게 금융시장에 접근하도록 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헤르메스 사건과 관련한 일체의 의혹을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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