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여건이 안 좋다며 국내 투자규모를 동결해 온 대기업들이 신규사업에 진출한다는 명목으로 부동산을 사들여 차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2년간 부동산 보유액 3조4000억 증가 **
정무위 소속인 전병헌 의원이 26일 공개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상장기업에 대한 토지 및 건물 등 부동산 평가 현황 분석자료'에 의하면 2004년의 경우 부동산 보유 1위 기업은 역시 재계 1위인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신고한 장부상 토지 보유액은 6조7419억 원, 건물 보유액은 11조9588억 원으로 총 18조7007억 원 어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2002년과 비교해서는 3조3985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22%의 영업차익을 남겼다.
두 번째로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은 재계 9위인 호텔 롯데였다. 호텔 롯데의 부동산 보유액은 총 9조5030억 원으로 2002년과 비교해서는 장부가액이 6397억 원이 늘었다.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가 총 8조7233억 원 어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신고해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2004년 현재 부동산 보유액은 롯데보다 7700억 원 정도 적었지만 2002년 대비 부동산 증가액은 9750억 원으로 3000억 원 이상 많았다.
총 6조1567억 원을 신고한 LG는 2002년 대비 4조8715억 원이 늘어나 가파른 부동산 증가 추이를 보였다. 이는 2002년 11월, 2003년 3월 전자계열인 LGEI와 화학계열인 LGCI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최근 명동에 본점을 신축한 신세계도 총 3조1333억 원을 신고했다.
***"부동산 거품 붕괴로 기업 자산건전성 악화될 위험 있어" **
공기업으로는 한국가스공사가 토지와 건물을 합쳐 8314억 원 어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2002년에 비해서는 750억 원이 늘었다.
한국전력공사는 2004년 신고대상에서 빠졌지만 2003년 신고에서 총 13조720억 원을 신고해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땅부자'임을 입증했다.
KT도 4조2669억 원이 넘는 부동산을 갖고 있어 2002년 민영화 이후 1662억 원이 늘었다. 포스코는 3조3081억 원을 신고했지만 2002년에 비해서는 오히려 1655억원이 줄었다.
이처럼 대기업이 거액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부동산가 상승을 통해 영업차익을 남기는데 대해 전 의원은 "일본처럼 일시에 부동산 거품이 빠질 때 우리 대기업들도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인해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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