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X파일' 사건 이후 잇따른 악재 돌발로 골머리를 앓아온 MBC가 새 윤리강령 제정을 계기로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최문순 MBC 사장과 김상훈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 경영센터에서 윤리강령 조인식을 갖고, 앞으로 비리에 연루되는 구성원에 대해서는 해고 등 중징계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20개 MBC 계열사 노사 대표들도 모두 참여했다.
MBC는 또 23일 자사 홈페이지에 'MBC 클린센터'를 개설해 인터넷은 물론 전화(02-789-0062)로도 누구나 임직원의 비위사실 등 윤리문제에 대한 제보를 할 수 있게 했다. 클린센터는 임직원이 부득이하게 받게 된 선물을 현장에서 돌려주지 못했을 경우 이를 반환하거나 사회복지시설 등에 기부하는 역할과 더불어 윤리문제에 대한 상담기능도 맡게 된다. KBS는 지난 2003년 윤리강령 제정 이후 임직원이 부득이하게 받은 각종 선물 등을 모아 사회복지시설 등에 기부해오고 있다.
MBC의 이번 새 윤리강령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직무와 관련된 내용들을 세세히 규정해 놓았다는 점이다. 새 윤리강령에는 △직무관련자로부터 일체의 금전이나 특혜, 부당한 편의를 제공받지 못하고 △프로그램의 취재와 제작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회사경비로 충당하며 △청탁을 받거나 청탁을 하는 일을 철저히 금지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 △증권, 금융 관련 취재기자 또는 프로그램 담당자의 단기성 직접투자 금지 △직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 기업의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나 지분참여 금지 등의 조항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MBC는 최근 KBS가 한 외주제작사의 부적절한 프로그램 제작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았던 점을 의식한 듯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이익단체에 대한 프로그램을 취재하거나 제작에 직접 참여할 경우 관련 사항을 회사에 밝혀야 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MBC는 이른바 'X파일' 사건을 의식한 듯 국민의 생명이나 국가 또는 사회의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부기관이나 이익단체의 취재자료 및 프로그램 자료 제공요청에 응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다음은 새 윤리강령의 전문이다.
***<MBC 윤리강령 전문>**
1. 직무관련자로부터 일체의 금전이나 특혜, 부당한 편의를 받지 않는다.
2. 직무관련자로부터 선물을 받지 않는다. 다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내 윤리위원회가 마련한 처리기준에 따른다.
3. 직무관련자와는 일체의 채권채무 관계를 맺지 않는다.
4. 직무관련자와 식사 등 대접을 하거나 받을 경우 사회적 상규에 어긋나지 않도록 한다.
5. 프로그램 취재와 제작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은 회사경비로 충당한다. 다만 회사가 인정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6. 국내외 공공기관이나 단체의 비용 부담에 의한 출장은 가지 않되 불가피할 경우에는 소속 국실장의 사전허가를 받는다.
7. 일체의 연수는 회사가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다만 회사가 인정하는 공익적 기관의 연수는 예외로 할 수 있다.
8. 프로그램의 취재와 제작, 거래업체와의 구매와 계약 등 회사의 직무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청탁을 받지 않는다.
9. 직책을 이용하여 외부기관 또는 외부인에게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청탁을 하지 않는다.
10. 직무수행과 관련해 외부에서 제공한 샘플이나 서적, 음성자료, 영상자료 등은 사용 후 반납하거나 회사에 귀속시킨다.
11. 프로그램 취재와 제작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주식 및 부동산 거래 등 사적 이익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12. 증권과 금융 관련 취재 기자 또는 프로그램 담당자는 단기 직접투자를 하지 않는다.
13. 직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 기업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나 지분참여 등 이해관계를 맺지 않는다.
14. 자신이 직간접으로 관련된 이익단체에 대한 프로그램을 취재하거나 제작에 직접 참여할 경우에는 단체와의 관련 사항을 회사에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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