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졌던 금강산 관광사업이 가까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5일 "북한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막을 뜻도 없다는 입장을 알려 왔다"고 밝혔다.
***"금강산 사업은 현대와 하는 게 상식"**
제16차 남북장관급회담 참석차 평양을 방문중인 정 장관은 회담 사흘째인 이날 평양고려호텔에서 남측 기자들과 만나 "(북한측이)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날 묘향산 방문길에서 권호웅 북측 수석대표와 왕복 4시간 동안 동승한 정 장관은 "금강산 문제와 관련해 북측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심도있게 협의했다"면서 "금강산 관광 등을 둘러싼 현대아산과 북한의 갈등을 풀기 위해 현정은 회장과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곧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 장관은 그러나 두 사람이 언제 만날지에 대해서는 "현대에서 추진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과 우려를 권호웅 내각책임참사를 비롯한 북한측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고 조기 수습을 위해 남북 사업자 간에 직접 만나 입장을 교환할 것을 북측에 제안했다"며 "북한측은 이에 대해 공감한다는 입장을 알려 왔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앞으로 금강산 사업은 현대와 계속 하겠다는 의미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게 상식 아니겠냐"고 말했다.
***정 통일 "현대 내부 문제로 北 실망했다고"**
북한은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 "정주영, 정몽헌 회장이 북측과 어렵게 개척한 사업이며 그 과정에서 김윤규 부회장의 공로가 컸다"면서 "현대 내부의 문제로 실망했으며 '금강산 관광 계속'에 대한 현대측의 의지에도 회의했다"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정 장관이 전했다.
정 장관은 현대아산측으로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 "그러나 장관급회담 수석대표인 내가 전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현대측에게 직접 전달할 것을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가 현정은 회장에게 김윤규 부회장의 복귀를 타진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김윤규 회장 퇴진 이후 심각한 위기를 맞았던 금강산 관광사업이 극적으로 탈출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평소 1000명을 넘던 금강산 관광객 수를 9월 1일부터 600명으로 제한했고 최근에는 금강산 사업 자체를 중단하겠다는 뜻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최근 시범관광을 마친 개성 관광사업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현대 독점권' 문제와 관광비용 문제 등에 대해서는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미국 메시지 상부에 보고해 회담에 반영"**
한편 정 장관은 베이징 6자회담과 관련해 "북미회담 정상화에 대한 미국측의 의지를 담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미국은 베이징에서 회담의 실질적인 진척을 희망하며 이를 위해 준비하고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힐 차관보가 북미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고 의심하지 말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으며 이번 회담이 북미가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북측도 상응하는 노력을 해줄 것을 바란다는 미국측의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측은 "이번 보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상부에 보고하고 회담 진행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알려 왔다"고 정 장관은 덧붙였다.
***"고이즈미 총리도 '북일 대화 조기 재개' 뜻 전달을 부탁해와"**
정 장관은 또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남북장관급회담 채널을 통해 북-일 정부가 대화를 조기에 재개하자는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해와 이를 전했다"면서 "북측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북일간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6자회담이 난항에 빠진 것 같다'는 질문에 "두고 보자. 협상은 초반, 중반, 종반전이 있다"고 답했다.
16일로 끝나는 남북장관급회담은 15일 오후 현재 공도보도문 발표를 위해 실무접촉을 진행중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