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이 최근까지 삼성그룹의 전 법무팀장으로 있었던 김용철 변호사를 편집국 비상근 기획위원으로 영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언론계는 김 위원이 지난 97년부터 삼성그룹에서 근무해 온 점을 감안할 때 누구보다도 'X파일'의 실체를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한겨레신문의 향후 보도를 주목하고 있다.
***이종왕 법무실장 영입하자 삼성과 결별**
한겨레신문은 13일 사고를 통해 김용철(47세, 사시 25회) 변호사를 편집국 기획위원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지난 97년 인천지검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로 자리를 옮겨 법무팀을 만든 뒤 그동안 삼성의 각종 법적 현안에 대한 대응논리를 개발해 왔다. 김 위원은 지난해 8월 삼성그룹이 대검 수사기획관 출신인 이종왕 변호사를 법무실장 사장으로 새로 영입하자 삼성을 떠나 법무법인 '하나'의 대표변호사를 거쳐 최근까지 법무법인 '서정'에서 활동해 왔다.
한겨레신문은 한달 전부터 김 위원의 영입을 위해 접촉해 오다가 최근 부국장대우 비상근 기획위원으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김 위원은 앞으로 기사와 관련한 분석·자문 역할을 하면서 필요할 경우 법조관련 기사도 직접 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은 사법연수원 시절 한국일보에서 수습교육을 받은 적이 있으며, 삼성을 그만둔 뒤에는 평소 절친했던 CBS 기자에게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대선자금·이재용 상속 사건 등 맡아 와**
김 위원의 한겨레신문 영입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가 'X파일' 사건의 실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위원은 지난 99년 전 안기부 미림팀장이던 공운영(구속) 씨와 함께 삼성 측에 도청테이프를 팔려고 했던 박인회(구속) 씨를 여러 차례 만나 직접 도청테이프와 녹취록을 회수하기도 했다.
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대선자금 관련 수사 때에도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전환사채(CB) 저가취득 사건 때에도 검찰수사 대비를 맡아 와 삼성의 '내밀한 비밀'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후문이다.
언론계는 한겨레신문이 12일자부터 터뜨리고 있는 홍석현 주미대사(전 중앙일보 회장)의 97년 삼성 대선자금 30억원 '배달사고'설도 김 위원의 조언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한겨레 측은 이를 부인했다.
그 때문에 삼성 측은 김 위원의 한겨레신문 영입에 대해 극도로 긴장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검찰 또한 김 위원이 누구보다도 일부 검찰 고위직들과 삼성 간의 커넥션을 잘 알고 있어 또다른 돌발변수가 나오지나 않을지 내심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은 광주제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89년부터 97년까지 서울 인천 대전 부산지검 등에서 주로 특수부 검사로 재직해 왔으며, 특히 94년 서울지검 특수부 시절에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들의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