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괜히 안 낳는 게 아니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가 7일 여성 노동상담 창구인 '평등의 전화(www.equaline.or.kr) 상담 10주년'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등 여성노동자의 모성보호 문제와 관련된 상담이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립 첫 해인 1995년에 32건이던 모성보호 상담은 지난해 327건으로 대폭 늘었다.
상담 건수는 '산전후 휴가 90일 확대, 육아휴직 급여의 사회보험화'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모성보호 3법 개정이 이뤄진 2002년 직후 급증했다.
최근 2년 6개월치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산전후 휴가 기간과 급여의 불안정'(53.6%)이 제일 많았고 '육아휴직 미부여(25.4%)'와 '생리휴가, 상이한 근로 전환, 임신 출산 관련 퇴직시 실업급여 문제 등(21.0%)'이 뒤를 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모성보호 관련 상담자의 67.1%가 사무직과 전문기술직에 종사하는 정규직이었으며, 여성 지배 직종인 판매직, 서비스직, 생산직의 상담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이다. 여성노동자의 70%가 비정규직임을 감안하면, 휴가급여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영세사업장의 여성노동자는 상담을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등 비정규직 여성의 모성보호가 열악함을 잘 보여준다.
'평등의 전화' 관계자는 "성차별 상담 중 으뜸을 차지한 것도 '임신, 출산으로 인한 불이익 및 해고'였는데, 상담자의 36.5%가 100인 이상의 대규모 사업장, 46.8%가 3년 이상 장기근속자"라며 "이는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라도 임신ㆍ출산으로 인한 불이익과 해고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평등의 전화' 전체 상담건수는 창립 첫 해 397건에서 지난해 2988건으로 8배 늘었으며 총 상담자 1만7372명 중에는 40세 이상(23.5%), 기혼(59.4%), 30명 미만 사업장 근무자(61.1%)가 가장 많았으며, 전체 상담내용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것은 고용 관련 상담(66.6%)이었으며, 모성보호 상담(10.6%), 성희롱 상담(9.8%), 성차별 상담(8.5%)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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