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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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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05>

사주팔자를 본다는 것은

운명이 정해져있다면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은 그렇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을 일은 되지 않을 것일 터, 팔자를 봐서 뭐하나 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대범한 마음을 가졌을 정도라면 정말이지 사주팔자를 볼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의 앞일에 대해 의지와 신념으로만 개척해 갈 정도의 심성을 지녔다면 거의 도인(道人)의 경지일 것이니 그런 사람을 필자는 여태껏 본 적이 없다. 현재 도모하는 일이 잘 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 누구일 것이며, 팍팍한 현실 앞에서 혹시나 대박이 터지지 않을까 하는 여린 마음을 갖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그렇기에 살아가다가 어려운 일이 있거나 진로를 정하려 할 때, 또는 어떤 결심을 내리려 할 때, 자신의 사주팔자를 대고 상담을 하는 것은 여러 모로 유익할 수 있다고 여긴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직장을 다니다가 독립을 해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필자를 찾아와서 자신의 생년월일시만 필자에게 알려주었다고 하자. 사주를 음양오행으로 펼치고 나서 숨 한번 들이키는 그 순간에 그 사람의 사업이 잘 되고 있는지 어려운지 아니면 거의 쓰러지기 직전인지를 필자는 알게 된다. 이 말에 대해 필자는 스스로 전혀 허언(虛言)이 아님을 밝혀둔다.

또 늘 있는 일이다 보니 그렇거니 여기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대단하지 않은가. 사람의 태어난 때, 즉 연월일시만 가지고서 그 사람의 중요한 일을 일견(一見)해서 알아낼 수 있다니 말이다.

하지만 엄연한 사실이고 현실이다. 이런 대단한 도구(tool)를 창안한 선인들의 지혜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그런데 사업을 이미 시작한 것이 아니라, 해 볼까 하고 고려중인 사람이 찾아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얘기가 좀 복잡해진다. 그만큼 여러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고, 따라서 상담이 가장 필요한 것도 바로 이런 때이다.

사업을 시작하려고 이미 마음을 먹고 있지만, 정작 사업을 시작해선 안 될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해서 사업이 잘 되지 않아 고생하거나 아예 실패로 끝이 날 경우인데, 이런 사람은 필자가 만류해보지만, 결국 시작을 하게 되고 또 그 결과 역시 부정적이다.

어느 날 불쑥 다시 찾아와서 사업이 실패했다고 털어놓는 사람도 있고 더러는 휴대 전화를 필자가 기록해 두었다가 나중에 필자 스스로 전화를 해서 확인했던 경우도 많다.

또 한 가지 경우는 이미 마음을 정했지만 결국은 생각만으로 그치는 경우이다. 대단히 자주 본다. 필자의 조언도 물론 그만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하게 된다. 때가 아닌 경우도 있고 아예 사업 자체를 해 나갈 능력이 없는 사람의 경우이다.

마지막으로 이미 마음을 먹고 있고 또 사업을 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 되는 사람도 찾아오곤 한다. 물론 사주팔자를 보아 용기를 내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하게 된다. 아무리 굳은 결심이라도 때에 따라 흔들리기 때문이고, 그럴 때는 필자가 언제쯤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을 함으로써 용기를 주곤 한다.

지금까지 필자가 이런 방면에 대해 조언을 해서 틀린 예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세상사 100%는 없는 법인데, 이렇게 호언장담을 해대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이 문제에 대한 경험이 많은 탓이라고 받아주시면 고맙겠다.

그러나 오랜 세월 명리(命理)를 연구해 왔어도 예측이 잘 되지 않는 분야도 있음을 말해두고자 한다. 어떤 것인가 하면, 인생의 극적인 일에 관한 것이다. 가령 교통사고라든가, 전혀 뜻밖의 재난 같은 일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일은 필자가 예측하지 못할 때가 더 많다.

사고를 당했을 때, 사주와 연관지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결과적으로 이해할 수는 있지만, 정확한 사전 예측은 실로 필자의 능력 밖이라는 것이다. 심지어는 결과적으로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도 가끔은 경험한다.

또 예측이 서툰 분야가 있으니 바로 복권 당첨이다. 이 분야는 사실 케이스를 겪어보지 못했기에 연구가 되어있질 않은 것이다. 복권 당첨된 사람치고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큰돈이 생겼는데 그 사실을 공개하거나 광고하려는 심리는 없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로또를 딱 한 번 샀던 경험이 있는데 그것도 버스를 타기 위해 만원 지폐를 정류장에서 잔돈으로 바꾸느라 샀었다. 사행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확률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며칠 후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어 아들놈한테 인터넷 조회를 시켜보면서 쓴웃음을 머금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로또에 당첨된 분이 있으시면 이름도 주소도 필요 없으니 그저 사주와 당첨된 시기만을 필자의 메일로 보내주시면 정말 고맙게 여길 것이다.

따라서 극적인 행운이나 불행을 필자에게 물어보는 것은 사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연속성 있는 일이나 인생의 중요한 프로젝트나 사업에 관한 일이라면 실로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여긴다.

운명을 연구하는 필자 역시 때로는 순수한 의미에서 앞날의 일을 놓고 점을 쳐보곤 한다. 앞서 말했듯이 극적인 불행이나 행운에 관한 일을 필자 역시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가 점을 칠 때, 주역(周易)점이나 매화육수와 같은 동양의 점법(占法)이 아니라 서양 카드를 도구로 사용한다.

점이라는 것은 사전에 룰을 정하기만 하면 어떤 무엇으로도 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카드 점을 친다고 해서 요즘 유행하는 타로카드 점이 아니라 필자가 고안해 낸 새로운 점법이다. 점법의 좋고 나쁨은 무엇으로 점을 치느냐가 아니라, 점을 쳐가는 과정에서 자신 스스로에게 냉철하게 물어보는 과정이 수반되느냐에 달려있다.

가령 육효점을 쳤더니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같은 일로 점을 쳐보거나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다시 점괘를 빼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점괘가 왜 그렇게 나오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진단과 성찰이 없다면 이미 아무런 의미나 통찰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러한 과정을 밟을 수 있다면 어떤 무엇으로도 정확한 점괘를 뽑아낼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방법은 미리 룰을 정해놓고 동전을 던져보는 일이다. 가장 원시적인 점법이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정확한 점법이 바로 이 방법인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나의 운수를 물어보는 방법 중에 이보다 간결하고 명쾌한 점법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거나 하고자 하는 일이라면 점을 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인데 왜 점을 치는가, 그 자체가 나약한 마음인 것이다.

필자가 명리를 연구한 지 어언 30년이 넘었지만, 언제나 되물어보게 되는 긍극적인 의문이 하나 있다. 다름 아니라, 어떤 사람의 운이 나쁘다는 것을 알았다고 해서 그 일을 방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필자는 아직 그 해답을 얻지 못했다.

아래 사주를 하나 보기로 하자.

연 정묘(丁卯)
월 병오(丙午)
일 경오(庚午)
시 정해(丁亥)

1926년 생으로서 나이 많으신 분이고 대단히 가까운 분이다.

명리에서 말하는 이른바 용신(用神)은 시지(時支)의 해수(亥水)로서 물이다.
이 분은 나이 40부터 30년간 해자축 수운(水運)을 맞아 대단히 부유하고 남에게도 덕을 많이 베푸셨던 분이다.

그런데 70 나던 해부터 무술(戊戌)을 만나게 되니 호운(好運)이 끝났는데 해로 치면 지난 1998년, 무인(戊寅)년에 와서 아들의 사업 빚보증을 섰던 일로 그 많던 재산을 모두 잃으셨다. 필자는 운세가 불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누차에 걸쳐 자식 부채보증을 거두거나 줄이라고 그 전부터 얘기한 바가 있었다.

그 분은 그래도 자식의 일이니 끝을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냥 지내다가 IMF 사태가 나면서 빚이 다시 빚을 불러 들여 엄청난 채무를 모두 변제하게 되어 순식간에 망하고 말았으니 운을 안다는 것이 과연 소용이 있는 것인지 회의를 금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그 분이 필자의 조언을 받아들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역시 건강이나 또 다른 일로 고초를 겪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큰 화를 면하고 사소한 일로 그저 좀 나쁜 정도로 지낼 수 있었던 것일까?

아직 그 해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사람이 중요한 고비 길에서 자신의 사주를 한 번 심도 있게 들여다본다는 것은 여전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하등의 의문이 없다고 하겠다.

저번에는 아들놈이 군 입대를 하는 바람에 마음이 편치 못하여 글을 올리지 못했다. 필자가 30년 전, 입대하던 날 아침에 회색빛 하늘 아래 배웅을 나오시던 어머님의 걱정 어린 눈빛이 지금도 선연한 데, 어언 세월이 흘러 자식을 군대 보내는 부모가 되어있으니 여러 감개(感慨)가 가슴을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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