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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청와대 잔디 심고, 국회 에어컨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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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청와대 잔디 심고, 국회 에어컨 달고?

연말 예산 '몰아쓰기'-'미리받기' 구태 여전

그해 배정된 예산 중 미처 다 쓰지 못한 금액을 연말에 무리하게 몰아서 쓰거나, 다음해 집행 예산을 이전 해에 미리 청구하는 등 정부기관의 '예산 낭비' 구태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말에 불필요한 예산 지출 몰려**

한나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2일 발표한 <2004년 결산 100대 문제점> 중 정부기관의 연말자금 집행내역(12월 14일~31일)을 살펴보면 '업무추진비', '관서운영비', '자산취득비' 등의 명목으로 이른바 '예산 몰아쓰기'가 횡행한 것을 알 수 있다.

대통령실의 경우는 이 기간 중 21일 싱크장과 냉장고 구입을 위해 1400만원을 지출한 것을 시작으로, 27일에는 카랑코에 외 54종의 초화류 구매를 위해 800만원을, 30일에는 훈민정음 외 60종의 초화류 구입을 위해 600만원을 각각 지출했고, 심지어 31일에는 수목(소나무 등 3459주) 및 조경자재 (잔디, 경관석) 구입을 위해 58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한겨울에 초화류와 수목을 다량으로 구입할 필요성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는 무엇이며 한해의 마지막날 수목을 다량 구입한 사유는 무엇인지 적절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대통령실은 또 연말을 기해 사무기기, 사무가구 등을 집중 구매해 총 50건, 7억3700만원을 '자산취득비' 내역으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역별로는 21일에는 화장실 비데 구입비로 500만원을 지출했고, 29일에는 민정수석실 등 안락의자 구입비로 200만원, 31일에는 차량용 TV 구입 설치비로 900만원을 집행했다.

31일 하룻동안 대통령실이 지출한 '자산취득비'만 해도 8000만원에 달해, 연말 지출 총합인 7억3000만원의 10%를 차지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내역이 불용예산액을 시급하지 않은 물품 구입에 낭비한 사례로 지목하며 "감사원의 특별감사는 물론, 2005년 예산으로 구매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되는 물품 구매 내역에 대해서는 국고환수토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 "국회 사무처 연말 구매물품은 혼수 방불케 해" **

문란한 연말 자금 집행에서는 국회도 뒤지지 않았다. 같은 기간 국회 사무처는 사무기구와 전자제품 등을 구입하는데 총 4억7600만원을 지출했다.

내역으로는 디지털카메라 구입에 635만원, 사무용 가구, 옷걸이 구입비로 1400만원, 에어컨 구입에 327만원이 지출됐다. 이 외에도 컴퓨터, 스캐너 등 사무기기를 구입하는 데에 2억500만원, 화분대 등 구입에 1200만원, 스피커 구매에 387만원을 쓰는 등 구매 시점과 액수의 적절성을 의심케 되는 부분이 많았다.

이에 한나라당은 "국회 사무처가 연말에 구매한 물품들은 혼수용품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그 정도가 심하고 2004년 예산으로 적법성을 갖는가를 의심해 볼 여지도 없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서운영비' 내역에서도 29일 관용차량에 대한 휘발유 대금 600만원이 결제됐음에도 같은날 주유상품권 구매에 714만원이 지출되는 등 무리한 예산 사용의 흔적이 보였다.

***8월까지 안 간 중국순방 '사전협의' 예산을 12월 31일에 급히 청구한 까닭은? **

특히 국회 사무처의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에는 다음해 예산을 집행할 사업에 대해 미리 예산을 청구하는 편법을 쓴 흔적이 보이기도 했다.

31일 집행된 특수활동비는 총 3300만원으로 특수활동비 명목으로 사무처 회계과장이 175만원을 수령한 것을 비롯해, 일본증권선물관련 시찰단 735만원, 국회의장순방 사전협의단 미국 420만원, 일본 294만원, 중국 336만원, 선진복지제도시찰단 367만원, 인도산업시찰단 472만원, 미국시찰단 472만원이 지출됐다.

그러나 실제 미국 순방은 다음해인 2005년 2월, 일본 순방은 5월에 실시됐고 중국 순방은 아직도 실시되지 않아 2004년도 예산으로 지출하기 위해 굳이 급하게 청구할 이유가 없는 예산을 미리 받아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특수활동비가 이월이 불가능한 점을 착안해 불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내 집행이 불가능할 것을 뻔히 알지만 수령해 둔 것"이라며 "실무관계자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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