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대한 테러 가능성, 이란의 핵활동 재개 등으로 국제유가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현지시각)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64.9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63.94달러에 마감됐다.
WTI 선물가격이 63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83년 뉴욕에서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후 처음이다. 런던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도 이날 배럴당 1.63달러(2.7%) 오른 62.70달러에 거래가 끝났다. 브렌트유 가격 역시 사상 최고치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폭등한 것은 우선 사우디 석유시설 등에 대한 테러 가능성을 우려하는 경고가 미국, 영국 및 호주에서 잇따라 제기됐기 때문이다. 영국 외무부는 무장 세력이 사우디를 공격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믿을 만한 첩보가 있다고 밝혔고 호주 정부도 유사한 경고를 냈다. 특히 미국은 사우디 소재 대사관과 총영사관을 8-9일 이틀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란이 8일 핵활동을 재개한 것도 유가 폭등을 부추겼다. 이란은 사우디에 이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으로 만일 핵활동을 이유로 유엔 안보리가 이란을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석유 재고 감소도 유가 급등의 또다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지난주 20만배럴 가량, 휘발유의 경우 180만배럴이나 각각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미국의 휘발유값이 갤런당 2.368달러로 또다시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이밖에 지난 주말 하루 20만배럴의 정제 능력을 가진 서노코의 필라델피아 정유공장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미국 석유 설비들이 집중돼 있는 멕시코만에 잇따라 허리케인이 상륙하고 있는 것도 유가 상승의 변수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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