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여야 "국정원을 이대로 둘 수 없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여야 "국정원을 이대로 둘 수 없다"

'국내파트 폐지' '감시기능 강화'… 개편론 솔솔

국정원이 김대중 정부 때까지 불법 도감청을 조직적으로 했다고 자인함에 따라, 정치권 안팎에서는 "무소불위의 국정원을 이대로 둬선 안된다"는 주장이 불거지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정원의 권한남용을 통제하기 위한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개편의 수위를 두고는 온도차를 보인다.

***상처만 치료 : 현 체제 유지하되 감시기능 강화 **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상당수는 국정원의 체제는 현 상태로 유지하되, 권한남용과 정권유용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국정원의 탈법이 문제가 된 만큼 본기능까지 건드릴 필요는 없지 않냐는 것이 표면상의 논리다.

정보위 소속인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7일 간담회에서 "국회 정보위가 앞으로 이번 발표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도청을 원천적으로 확인, 감시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보위원인 임종인 의원도 "국민과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며 불법도감청에 대한 국회 감시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 경우, 국정원법 개정으로 불법 도감청시 처벌을 강화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내부 고발을 비밀누설죄에서 제외해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정부 내 다른 기관과 달리 총액으로 예·결산을 보고할 수 있게 한 특례조항을 삭제해 세부내역 공개를 통한 예산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이 밖에도 시민단체에서는 현재 비공개가 관행처럼 돼 있는 국회 정보위 회의를 국가기밀에 관한 내용을 제외하고는 공개토록 해 시민의 감시가 가능케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대적 수술 : 국내기능 폐지해야 **

우리당 일부와 야당의 상당수는 국정원의 국내기능 폐지를 가장 실효성 있는 안으로 꼽는다. 해외․대북 정보 수집을 위한 국가 정보기관의 필요성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정치사찰로 흐를 수 있는 국내정보수집 기능만을 폐지하자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8일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국정원이 정치사찰 기능을 축소하고 국제정보 수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처벌조항을 강화하는 법개정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의원 역시 "국정원의 수사기능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의 막강한 대공수사 기능으로도 최근 몇 년간 대공수사의 실적이 전혀 없이 야당과 정치적 반대파를 도청, 감시하는 일만 해 온 셈"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만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정보위 소속인 최재천 의원이 "이번 기회에 국정원이 스스로 국내문제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대통령 산하 정보위원회를 구성해 국정원의 기획조정 기능을 이관해 국정원을 비롯한 검,경,금융정보분석원 등 각종 정보기능들을 조율, 통제, 감시토록 하고 국정원은 해외․대북 정보만 담당토록 하자"며 국가 정보계통의 총체적인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국회 감시만으로도 불법행위 근절이 가능하다는 우리당 다수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회 정보위의 통제란 무의미한 것으로 정보위 역시 다 한 통속임이 이번 사건이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지 않냐"며 "국내기능을 폐지하지 않는 한 권력은 유혹을 떨치지 못할 것이고 기관은 충성하기 마련"이라고 반박했다.

***완전 해체 : 순수 정보기관으로 새출발**

야권의 강경파들은 "차제에 국정원은 완전 해체하고 해외정보 수집만 담당하는 순수 정보기구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나라당 이규택 최고위원은 "국정원은 이미 중병이 들어 주사를 놔도 안 되는 시체와 같다"며 "시체는 버리고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자"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권력자에게 국정원은 없으면 하루도 잠을 못 자는 마약 같은 존재가 돼 버렸다"며 "어차피 대외적인 본기능은 하지 않고 국내사찰이나 할 바에는 국정원은 해체하고 미국의 CIA(중앙정보국) 같은 새 기구를 설립하는 데 한나라당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이재오 의원 역시 "태생에서부터 부당한 정치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치공작의 도구였던 현재의 국정원은 그동안 수차례 이름을 바꿨음에도 그 본질이 변하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과거 독재시절 유산인 국정원을 말끔히 해체하고 국가안보만을 전담하는 새로운 정보기구를 국민적 합의를 거쳐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도 "문제의 본질은 도청보다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 사찰을 해 왔다는 점"이라며 "이번 기회에 국정원을 해체하고 해외정보 수집이 목적인 순수 정보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