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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연정 아닌 정도로 지역구도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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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盧, 연정 아닌 정도로 지역구도 극복해야"

[토론회] 노회찬-유시민-진중권의 입심대결 화제

3일 국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둘러싼 정치권 입담꾼들의 난상토론이 펼쳐졌다.

열린우리당 내 개혁당파 중심 모임인 '참여정치연구회'가 3일 연정 공론화를 위해 마련한 이날 토론회에는 민노당 노회찬, 우리당 유시민 의원과 시사평론가 진중권씨, 성공회대 정해구 교수 등이 연정론을 화두로 '입심 대결'을 벌여 관심을 모았다.

***노회찬 "선거구 개편은 국회의원 무장해제, 결국은 국민이 해야" **

"기온을 0도로 낮추면 모기들은 다 죽는다. 아예 제도 자체를 바꿔 지역주의 정당들이 재생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회찬 의원은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거구제 개편이 필수적"이라는 여권의 주장에는 이렇게 적극 공감을 표하면서도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통해 선거구제 개편을 이뤄내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는 "연정은 이제 반대급부가 아니라 파괴급부가 됐다"며 도리질을 쳤다.

노 의원은 아예 "다음번 국가대표를 뽑는 데에 현역 국가대표들에게 선수를 정하라고 하면 자기네들 말고 누구를 정하겠느냐"며 정치권이 주도하는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생산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그는 "자기 기득권을 지키려는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스스로를 무장해제 시키는 선거제도 개혁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국민투표밖에는 길이 없고 선거구제 개혁을 위한 국민투표의 법적 정당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혜를 모아내겠다"고 밝혔다.

***진중권 "연정이란 지름길에 욕심 버리고 정공법 택해야" **

"대통령의 제안은 논술도 해야 하고 수능도 해야 하는 요즘 입시제도 같다. 대통령은 우선 선거구제 개편이든 내각제 이행이든 목표를 분명히 하라."

진중권씨는 우선 대통령 제안의 함의를 두고 여기저기서 다른 해석이 쏟아지고 있는 데 대해 "대통령의 목표 자체가 불분명한데 수단으로 정한 연정이 무슨 도움이 될까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진씨는 "목표가 우리가 생각하는 선거구제 개편이라면 빨리 연정을 접고 선거구제 개편 논의로 넘어가야 한다"며 "연정 같은 지름길을 찾으려 말고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 때만 되면 상대당이 정권을 잡으면 이제껏 쌓아 온 것들이 모두 무너진다는 식의 '정치 종말론'이 횡행하는데 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선거는 5년마다 오고 그때 다른 선택을 하면 된다는 긴 호흡을 갖고 오래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지역구도를 타파할 수 있는 정공법을 택하라"고 제언했다.

그는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도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의석을 얻을 가능성이 없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온 만큼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본다"며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도입하다면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5석 확보가 가능한 만큼 열린우리당은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갖고 한나라당을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시민 "의원 움직여 봤자 동력이 안 되니 대통령이 직접 들고 나온 것" **

"정치권에서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하자는 것은 현역 의원들이 자기 손으로 자기 목을 치자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이론적으로 매력을 느끼더라도 실천엔 어려운 만큼 비상한 방법, 충격적인 과정을 통하지 않고서는 지역구도를 무너뜨릴 수 없다."

결과적으로 노 의원과 진씨의 공격으로부터 '연정론'을 방어하는 역할을 맡은 유시민 의원은 "선거구제 문제는 누구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괜히 말을 꺼내 득 볼 게 없는 만큼 우리당 내에서도 이를 추진할 만한 확고한 동력이 없다"며 "의원들을 움직여봐야 잘 안 될 것 같으니 대통령이 직접 연정까지 들고 나온 것"이라고 대통령의 진정성 부각에 부심했다.

유 의원은 "선거구제를 개편하자는 말은 쉽지만 한나라당이 게임의 규칙을 여당 마음대로 하느냐고 의장석을 점거하면 방법이 없다"며 '한나라당을 선거구제 개편 논의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연정밖에 없었다'는 기존 주장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연정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는 민노당을 향해서도 "민노당은 집권할 때까지 소수야당만 할꺼냐"며 "어차피 연정은 민노당에게도 필요한 것인데 왜 같이 쓰는 우물에 자꾸 침을 뱉는지 의아하다"고 비난했다.

*** 말… 말… 말**

어차피 이날 발표자들의 주장이 평행선을 그을 것은 예상됐던 것. 차라리 이날 토론회의 하이라이트는 유, 노 의원 두 사람의 긴장감 넘치는 입담 대결이었다. 몇 대목 소개한다.

***노회찬**

-주요 야당(한나라당)에서 토론회에 오지 않았다. 당에서 가지 말라니까 안 온 것이다. 학교 다닐 때도 그렇게 말 잘 들었는지 의심스럽다.(한나라당의 토론회 불참을 비판하며)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이 집권하려면 지역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충고한 것은 타이르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얘기를 한 것 같다. 지역주의를 없애면 그 당이 없어진다. 하지만 그 당이 없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민노당은 지역주의를 없앨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낡은 것은 새 것으로 대체된다. 한나라당 없어지는 것에 대해 애석해 할 필요가 없다. 그 당을 유지시켜 온 것이 선거제도다. 기온을 0도로 낮추면 모기는 다 죽는다. 제도를 바꿔 지역주의 정당들이 재생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이 비슷한 정당끼리 모이면 누가 뭐라 하나. 아예 다르다는 당에서 약혼이니 결혼이니 하니까 사람들이 불륜이라고 하는 것이다.

-대통령과 이심전심인 것을 인정받고 있지만 불필요한 얘기를 하는 것도 비슷하다. 안 해도 될 얘기를 해서 적잖은 사회적 비용 치른다.(유 의원의 노 대통령 옹호를 꼬집으며)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다음 선수 정하라면 되겠나. 다른 사람들이 정해줘야 한다.(선거제도 개편 국민투표론을 주장하며)

-노 대통령은 이제 연정이란 두 글자는 잊어버려야 한다. 몰이해와 곡해가 있더라도 차분히 삭히고 연정 얘기는 더 이상 꺼내선 안된다. 우리나라에서 연정해서 성공한 사람은 (코메디언) 배연정이라는 사람밖에 없다.

***유시민**

-(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나라 망한다고 하고 한나라당도 노무현 정권이 다 말아먹었다고 한다. 잘못한 것도 많지만 잘 한 것도 많다고 하면 죽일 놈 된다. 지역분열 구도로 인해 아버지의 본적이 어디냐는 원시적이고 우매한 연고관계로 패거리를 짓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면 한 집에 살지만 이혼하면 다 죽으니까 할 수 없이 각방 쓰며 사는 것이다. 민노당도 덩치 커지면 잡탕 정당 될 것이다.(열린우리당 내 노선 스펙트럼을 인정하며)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때 그냥 넘어가는 방식과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하다. 지역구도를 깨는 것은 비상한 방법, 충격적인 과정을 통하지 않고는 무너뜨릴 수 없다. (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점을 옹호하며)

-개헌 안 한 상태에서는 박근혜 이명박 혹은 정동영 김근태가 차기 대통령이 돼도 여대야소 안 된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심보가 나빠서 3당 합당, DJP연합 했겠나. (대연정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며)

-저도 상대당에 대해 단도를 날리는 것을 잘 하고 그건 노회찬 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런 양념은 괜찮으나 상대를 원수 보듯이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극단과 분열의 정치를 우려한다며)

-국회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서 개헌으로 선거구제를 개편할 바에야 국회의원들이 그냥 하자. (개헌을 통해 선거구제를 고치자는 정해구 교수의 말을 받아치며)

***진중권**

-정치는 본래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며 갈등이 물리적으로 충돌하지 않도록 바꾸는 것인데 국회로만 가면 절대 해결되지 않는 곳으로 변한다.

-우리가 한나라당 없애는 방법을 토론하러 온 것이 아니지 않나. 정치토론회 <한나라당 없애야>로 갈 순 없지 않나.(노 의원의 한나라당 비판 발언을 받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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