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정·재계를 막론한 화두는 단연 '블루오션'이다. 지난 2월 발간된 후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 한 경영서 <블루오션 전략>에서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일컫는 용어인 '블루오션'은 대기업 총수와 경제부총리의 입을 타며 유행어가 되더니 드디어 정치권의 화두로도 등극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스스로의 '블루오션'을 내세운 결과는 결국 수차례 답습한 기존 주장에 맞닿아 있는 것일 뿐이러서 '새 시장 개척'이란 '블루오션 전략'의 본래 취지를 무색케 했다.
***문희상 "연정 제안은 '블루오션 정치'" **
문희상 의장은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블루오션, 국민통합과 상생의 정치>란 글을 통해 "내 생각으로는 연정 제안이 바로 '정당간의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국민이라는 푸른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새로운 정치'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연정 제안, 아니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만이라도 공론화시켜 국가와 국민을 위한 방안을 찾아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한다"며 "동료애적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고 어떤 것이, 우리 안의 갈등과 대립을 없애고, 국민통합과 상생의 '블루오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인지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블루오션'을 빌미로 연정 불씨 살리기에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문 의장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역시 '블루오션'을 언급하며 "정당 간의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국민이라는 푸른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공감을 표하면서도 "현 상황에서 말씀과 행동이 다른 것 같아서 서운한 마음이 남는다"고 말해 연정 제안을 단호히 거부한 박 대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또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부터 인터넷 정치를 통해 새로운 정치통로를 창출한 바 있고 새천년민주당은 국민경선을 통해 국민들의 정치참여를 확대시킨 바 있다"며 노 대통령과 2002년 새천년민주당을 '블루오션의 선두주자'로 추켜세우기도 했다.
***박근혜 "블루오션은 역시 민생경제" **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역시 '블루오션'이란 화두를 선점하는 빠른 발이 돋보였을 뿐, 그 바다의 끝은 예의 '경제우선'으로 흘렀다.
박 대표는 지난 30일 휴가 때 읽은 <블루오션 전략>을 언급했지만 "정치를 위한 정치, 권력투쟁을 위한 정치를 버리고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새로운 정치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주장에는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 뒤 박 대표는 대통령의 연정 제안을 거부하면서도 지역구도를 극복할 대안을 모색하기 보다는 "우리나라에는 소선거구제가 맞다"는 주장만을 연거푸 해 휴가 후 제일성에 모아졌던 기대를 저버렸다.
이를 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기존의 낡은 구조, 낡은 시장에서 고만고만한 제품경쟁이나 하자는 박 대표의 주장이야말로 블루오션이 아닌 레드오션 전략"이라며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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