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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던 국정원 자체조사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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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던 국정원 자체조사 '역시나…'

국회 정보위 보고 "새로운 내용 없다"…특검 명분만 제공

국회 정보위는 1일 김승규 국정원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안기부 X-파일'에 대한 조사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

그간 국정원 조사의 중간발표격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이날 회의에 이목이 집중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정원의 보고는 그간 보도내용을 확인한 수준에 그쳐, 오히려 야당의 특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역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3시간 정보위, 결과는 "새로운 내용이 없다" **

이날 회의장에 들어서던 신기남 정보위원장은 나지막이 탄성을 질렀다. 비공개가 예정된 회의였음에도 불구하고, 취재진이 복도까지 늘어서 있었기 때문. 정보위원들 역시 비회기 중 갑작스레 열린 회의였음에도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을 제외한 11명이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신 위원장 자신부터 3일까지 예정된 중동 방문 일정을 줄이고 이날 새벽 서둘러 귀국했다.

그러나 3시간여 동안 정보위원들이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보고에는 전혀 새로운 것이 없어 이러한 열의와 기대를 무색케 했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임종인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정보위원들이 여러 방향으로 추궁했지만 국정원 측은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아 보고할 수 없다고 답했다"며 "현재 파악된 것만 보고할 경우 왜곡 가능성이 있다며 입을 다물어 새로운 내용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현재 관심이 집중돼 있는 검찰이 압수한 274개 테이프 외에 또 다른 테이프의 복사본이나 유출본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국정원 측은 특별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일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임 의원은 연신 "잘 모르겠다", "아직 전모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는 말만 전하기가 민망했는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사 대상자가 43명이었다는 것밖에는 나도 오늘 새로 안 사실이 없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한나라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것 보여준 셈" **

당초 국정원은 "사건의 전모가 파악되지 않았으므로 정보위 보고를 늦춰달라"고 우리당 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리당으로서는 진상 보고를 원하는 야당과 여론의 강한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 정보위를 강행했던 것.

결국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허술한 보고를 들고 나온 국정원은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며 특검을 요구해 온 야당 측에 명분만 제공한 꼴이 됐다.

정보위원인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회의 직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오늘 정보위에서는 사실상 새로운 내용이 하나도 보고되지 않았다"며 "사건의 당사자인 국정원이나 검찰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 것이 마땅치 않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정보위의 조사와는 별도로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특검 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먼저 검찰과 국정원의 자체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던 우리당 측도 명분싸움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우리당의 한 정보위 위원은 "여론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사안에 대한 국정원 측의 보고는 여당 의원이 보기에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는데 이렇게 되면 자연히 특검을 하자는 쪽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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