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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학생은 부잣집 딸과 결혼해선 안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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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학생은 부잣집 딸과 결혼해선 안되냐"

與지도부 "정체성 유지한다. 어떻게? 나중에 판단해 달라"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제안한 '대연정'의 공론화를 위해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29일 당 안팎의 반발여론 무마에 진력했다. 문희상 의장 등은 "연정은 합당이 아니라 정체성을 유지하며 국정에 참여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적과의 동침'에 다름 아닌 한나라당과의 국정운영 조율 방식에 대해선 "나중에 판단해 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문희상 "합당이 아니라 정체성 유지하며 국정에 참여하자는 것"**

문희상 당의장은 29일 고문단 회의에서 "정부 여당이 연정에 대해 어떠한 꼼수도 없다는 진정성을 믿어달라"며 "한나라당은 망국적 지역구도를 깨기 위한 대장정에 함께 하자"고 촉구했다.

문 의장은 당 안팎의 반발 기류를 의식한 듯 "지지자들 중 한나라당과의 연정은 개혁 포기가 아니냐, 보수 대연합이 아니냐, 한나라당과 연정을 하면 우리당의 정체성은 무엇이 되냐, 개혁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 하는 걱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연정은 합당이 아니라 정체성을 유지하며 국정에 참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은 지역구도 극복과 한국 정치의 선진화를 위한 고뇌의 발로"라며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구도를 극복하고 선진 정치 시스템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또 "제레미 러프킨이 '유러피안 드림'에서 유럽 각국의 집권당을 조사했더니 좌우 단독 집권 때보다 연정 때 훨씬 안정적인 성장을 했는데, 이는 정부 정책에 대한 통합이 용이했기 때문"이라며 "지역주의 극복과 정치구조의 선진화, 국민복지와 경쟁력 강화라는 세 가지 목적은 우리당과 참여정부가 굳은 각오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가난한 운동권 학생은 부잣집 딸과는 결혼해선 안되냐"**

배기선 사무총장도 "가난한 집 운동권 학생은 부잣집 딸과는 절대 결혼해서는 안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한나라당과의 연정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무마하려 애썼다.

배 총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가 한나라당과 여러가지 면에서 경쟁을 했고 엄청난 비난을 서로 주고받았던 측면이 있지만, 그래도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함께 손잡아야 될 부분도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당내 소장파 의원들도 이런 점을 전부 부인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정치권 내지는 우리 국정의 모든 부분에서 정책적으로 진행되는 모든 과제들은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보거나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보면 굉장한 차이가 있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 차이가 별로 없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배 총장은 그러나 "연정을 하더라도 우리가 다 포기하고 한나라당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게 아니고, 국민의 이익 또는 국가 이익을 위해 어떤 부분을 양보하고 어떤 부분을 고집할 것인가는 그때 가서 판단해 달라"고 정체성 후퇴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우리가 그동안 사이가 나빴던 한나라당과 무조건 짝짜꿍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며 "적어도 지금 국가의 중요한 과제를 풀기 위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데에 필요한 만큼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배 총장은 이어 연정 성립의 전제조건으로 한나라당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앞으로 집권을 한다든지 여당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하나는 남북문제에 대해 냉전적 자세를 벗어나 열린 자세, 통일로 가는 자세를 견지해야 된다. 또 하나는 경제문제에 있어 과거 산업화 시대에 박정희 대통령이 만들어놨던 그 틀과 그 패러다임으로부터 이제 지식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문명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데 한나라당을 보면 지금도 박정희 대통령의 유산에 너무 얽매여 있고 특히 영남권의 지역적, 정치적인 텃밭에 얽매여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배 총장은 또 "옛날 박정희 대통령 군사정권 시절에 있었던 모든 정치적인 자산을 물려받은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런 과거사를 이번 기회에 풀어나갈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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