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방송금지가처분신청으로 인해 미처 보도하지 못했던 옛 안기부 도청 테이프의 내용들을 최소 10개 꼭지로 만들어 22일 <뉴스데스크>에서 후속 보도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KBS도 21일에 이어 22일 <뉴스9>에서 X파일과 관련된 10개 꼭지를 보도한다는 계획이어서 이날 밤 두 방송사의 보도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전망이다.
***MBC "이·홍 대화내용 보다 구체화해 보도"**
MBC 보도국은 22일 오전 간부회의 뒤 홍보국을 통해 "<뉴스데스크>에서 불법 도청과 관련한 기사를 모두 10개 꼭지로 방영할 예정"이라며 "이는 방송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결 범위 안에서 최대한 내용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고 발표했다.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도청 테이프에 담긴 모그룹 고위 임원과 중앙일간지 고위인사가 나눈 △대선 자금 △여야 로비 △전·현직 검찰 고위인사 관리 등의 대화내용을 보다 구체화해 보도한다는 계획이다.
MBC 관계자는 "21일 보도는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문이 저녁 8시에야 나온 관계로 준비해 놓았던 내용을 수정하는 수준에서 사건 개요를 설명하는 데 그쳤던 것"이라며 "하지만 22일은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어 KBS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보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MBC는 또 "법원의 방송금지가처분신청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한편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별도의 보도 전략을 수립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KBS "국민 알권리가 우선, 22일도 후속보도"**
한편 MBC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청 테이프에 담긴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도했던 KBS는 22일 <뉴스9>에서 MBC와 마찬가지로 모두 10개 꼭지를 후속 보도하겠다고 밝혔다.
KBS 보도국 관계자는 "자체 입수한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 대화록에 담긴 두 사람의 발언 하나하나가 모두 파장이 큰 사안이라고 판단돼 이를 세분화해 보도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러나 KBS의 보도 또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는 선에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S 보도국의 한 중견기자는 "KBS 또한 위법하게 수집된 자료를 공표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갖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하는 게 우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해 21일 MBC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보도를 하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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