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재벌과 언론재벌의 ‘동맹’으로 우리 사회의 실상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으며, 심지어 이런 ‘삼성저널리즘’의 만연 탓에 한국경제의 지속발전 가능성마저 저해되고 있다는 신랄한 비판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손석춘 “삼성-언론 동맹, ‘삼성저널리즘’으로 개념화될 정도”**
손석춘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12일 오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주최한 ‘잘못된 삼성관련 보도, 어떻게 경제의제를 왜곡하나’ 토론회에서 “삼성-언론의 동맹으로 삼성그룹은 이제 한국사회에서 ‘삼성공화국’을 넘어 ‘삼성제국’을 건설하기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손 위원은 “삼성과 언론이 단순한 유대 차원을 넘어 동맹관계에 이르렀음은 지난 5월 이건희 회장의 고려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과 관련한 소동에서 이미 확인됐다”며 “당시 중앙일보는 <기념관 건립 기부금 400억이 모자랐나> 기사에서 정상적인 언론으로서 도저히 보일 수 없는 사실왜곡의 극단을 보여줬고, 조선닷컴은 <“미친개에는 몽둥이가 최고”> 기사에서, 그리고 동아일보는 사건 1주일 뒤 느닷없이 실은 <삼성의 조직문화 들여다보니> 기사에서 각각 삼성에 투항한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손 위원은 “사실 한국을 대표한다고 자부하는 세 신문이 이런 행보를 보인 것은 중앙일보의 경우 사실상 삼성의 계열사이고, 동아일보는 사돈관계로, 또 조선일보는 대광고주로 깊숙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이제는 삼성-언론의 동맹을 ‘삼성저널리즘’이란 단어로 개념화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손 위원은 이어, ‘삼성저널리즘’의 특성을 크게 △전투적 노동통제 △‘법대로’ 이중잣대 △경제성장 만능론 △일등주의 경쟁론 △황제식 경영세습 등 다섯 가지로 분류해 설명했다.
손 위원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사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유린하는 행위임에도 한국저널리즘은 오히려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나아가 삼성은 공정거래법 헌소에서 보여지듯 자신이 지닌 힘을 바탕으로 국가의 사법권까지 시험하고 있음에도 언론은 이조차 의제로 설정하려 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위원은 또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만에 내놓은 ‘2만 달러론’도 그 배경에는 삼성의 경제성장 만능론이 도사리고 있을 정도지만 언론은 급속히 무너지고 있는 공공영역에 대한 고민 없이 여전히 두둔하기에 바쁜 형국”이라며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은 이른바 ‘조중동’이 경제성장 만능론과 일등주의 경쟁론을 지향하고 있고, 또 삼성과 마찬가지로 이미 스스로 황제식 경영과 세습체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 위원은 끝으로 “삼성저널리즘은 공론의 장을 왜곡함으로써 삼성은 물론 한국경제,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며 “한국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삼성과 언론의 동맹을 해체하고 삼성저널리즘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매출액 6~9% 부담하는 대광고주 누가 비판할까”**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한신대 교수)은 이번 토론회에서 삼성이 막대한 경제력을 통해 사회 전반에 미치고 있는 지배력을 조목조목 설명해 눈길을 끌djT다.
김 소장은 특히 언론 분야와 관련해 “지난해 삼성그룹의 매체별 광고비 지출 현황을 살펴본 결과 TV광고비는 방송3사 광고수입액 대비 9.07%인 1665억 원에 이르고 있었고, 경제지를 포함한 13개 전국 일간지에는 전체 매출총액의 6.48%인 1225억6000만원을 지출하고 있었다”며 “하나의 기업이 이 정도의 경제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이 삼성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언론이 삼성의 지배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나아가 자본으로부터 독립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 개혁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우선 언론은 삼성이 퍼뜨리고 있는 ‘사이비 민족주의’를 경계해야 하고, 또한 삼성경제연구소 등을 앞세운 의제 왜곡에 대비해 경제문제에 대한 부단한 학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다음 달 중 발간되는 ‘삼성백서’를 통해 삼성의 정·관·언론계 인맥관리 실태와 사회담론·정책의제 선점 실태 등을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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