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채용에 대해 '학력 차별'의 문제를 지적해 온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작 인권위 자체의 별정직 직원 채용에서는 '고졸 이상'의 학력 제한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인권위가 부산ㆍ광주 지역사무소 개설을 앞두고 지난달 16일 발표한 '4~9급 별정직 공무원 채용공고'는 4급에 해당하는 지역사무소 소장은 4년제 대졸 이상, 직원인 7급은 전문대졸 이상, 8~9급은 고졸 이상만 응시할 수 있도록 못박았다.
이 공고에 따르면 지역사무소장(4급) 지원자격은 ▲변호사 자격 취득 후 7년 이상 관련분야 실무경력자 ▲학사·석사·박사 학위 취득후 각각 12년·9년·5년 이상 인권관련 분야 실무경력자 ▲일반직·별정직·특정직 5급 상당 공무원으로 5년 이상 인권관련 분야 실무경력자이고, 지역사무소 직원(7~9급)은 ▲인권분야 학사학위 취득자 ▲전문대·고등학교 졸업 이상 학력 소지 후 3년 이상 인권관련 분야 실무경력자 ▲8~9급 공무원으로 2~3년 이상 인권분야 실무경력자로서 9급은 고교 졸업 이상의 학력 소지 후 인권분야 1년 이상의 실무경력자가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이는 공고 사흘 전인 지난달 13일 "공무원·공기업 직원 채용에 나이·학력 차별이 만연해 67개 공공기관과 공기업을 상대로 직권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던 인권위로서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인권위는 이에 10일 "인권위도 국가기관이므로 중앙인사위원회 규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며 "중앙인사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향후 직원 채용부터는 학력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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