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사라져가는 굿과 문화를 기록해 온 사진작가 김수남씨. 15년 동안 사라져가는 소리를 기록해 온 최상일 문화방송 PD. 두 사람이 만나 '빛과 소리의 아시아'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김수남씨는 1970년대부터 방대한 한국의 굿 기록 작업을 한 후 18년째 아시아 일대를 누비면서 현지의 문화를 기록하고 있는 문화 전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유명하다.
문화방송 라디오의 현역 PD인 최상일씨는 15년 전부터 사라져가는 구전민요를 수집해 1백장이 넘는 CD와 9권의 자료집을 만들어낸 바 있는 민요전문 PD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이 분야의 선배인 김수남씨와 교류하면서 아시아 전통문화의 가치를 깨닫게 돼 작년 한 해 아시아 4개국을 돌며 민요와 민속음악을 수집했다.
아시아는 지구촌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가장 많은 민족이 살고 있는 대륙으로서, 국제사회에서의 경제적 또는 외교적 중요성뿐 아니라, 인류 전통문화의 보물창고로서 중요하게 인식되는 곳이다. 아시아에는 특히 산악지대와 섬이 많아 그 곳에서 수많은 민족들이 외래문화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민족의 정체성을 간직하고 살고 있다. 이것이 사진작가 김수남씨와 PD 최상일씨가 아시아를 유난히 주목하는 이유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김수남씨는 중국, 일본, 인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8개국 11개 문화권의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춤과 의례 환경에 관한 사진을 7백26 장이나 전시한다. 이번 사진들은 특히'소리'를 주제로 한 것들이다. 주제를 더욱 살리기 위해 전시장에서는 최상일 PD가 마련한 아시아의 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도록 할 계획이다.
최상일 PD는 지난해 특집 프로그램을 위해 다녀온 몽골, 중국 서남부, 우즈베키스탄, 라다크의 민요와 민속악기 연주를 소리와 동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사진전시관 옆에 별도의 아담한 시청 공간을 마련했다. 최PD는 민요전문가답게 아시아에서도 전문 소리꾼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부르는 소박한 노래와 악기연주를 주로 담아 왔다.
두 사람의 합동 전시회는 '아시아의 소리'라는 큰 주제 아래 사진과 음악의 만남, 빛과 소리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적용한 전시회다. 상식적으로 보면 사진과 소리의 만남은 동영상(비디오)이 되어야 하지만, 동영상의 지나친 사실성과 일회성은 이질적인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아시아 대륙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이웃 나라 민족들과 공존해야 할 필요성이 날로 커져가는 지금, 김수남-최상일의 '빛과 소리의 아시아' 전시회는 아시아에 관한 괜찮은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함께 제공하며 아시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전시회가 될 것이다.
현장에선 CD가 첨부된 소형 사진집을 실비로 판매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회는 문예진흥원이 주관하는 '2005 국악축전'의 일환으로 이뤄진다.
-전시기간: 2005년 7월 6일(수) ~ 19일(화) 2주간
-전시장소: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4~5층
-전시내용
*사진: 중국, 인도, 미얀마,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 타일랜드, 일본 등 여러 민족의 전통음악과 춤을 중심으로 그들의 삶과 환경을 표현한 7백26컷의 사진
*소리: 몽골, 우즈벡, 라다크, 중국 서남부 지역의 민요와 민속악기 연주. 사운드와 동영상
-개막식: 7월 6일(수)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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