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잔 바케르 사우디 올림픽위원회 대변인은 31일(이하 한국 시각) "국제유도연맹(IJF),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과 히잡 착용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했다"면서 "사우디 여자 유도선수는 특별히 고안된 형태의 히잡을 쓴 채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 히잡을 착용하고 유도 경기에 나서게 된 사우디아라비아 여자 유도 올림픽 대표선수 워잔 샤흐르카니 ⓒ로이터=뉴시스 |
히잡은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복장으로, 머리와 목 등이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쓰는 가리개다. IJF 측은 가리개 형태의 히잡을 쓰면 조르기 기술이 들어갈 때 질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 27일 금지 결정을 내렸었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는 애초 여성 선수 출전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이슬람 율법에 맞는 복장 준수를 요구했다. 게다가 선수 당사자와 가족도 '히잡 금지 시 기권'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논란이 커졌다.
결국, IOC가 중재를 맡았다. 특별 제작한 히잡을 쓰기로 한 것이다. IOC는 사우디와 카타르, 브루나이 등 지금까지 한 번도 여자 선수를 출전시키지 않은 국가들을 설득해 여성 선수 참가를 이끌어낸 바 있다.
IOC와 IJF 합의안에 따라 사우디 78kg급 유도 대표선수인 워잔 샤흐르카니는 다음 달 3일 예정된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출전권은 간신히 따냈지만 경기 결과는 낙관하기 어렵다. 수시로 넘어지는 유도 경기에서 히잡이 시야를 가리는 등 경기에 지장을 주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우디 여자 선수인 육상 800m의 샤라 아타도 마찬가지다. 히잡을 쓰고 출전할 경우 바람의 저항을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이 받기 때문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여자축구 월드컵에서는 이란 선수단이 히잡 착용을 고수했다가 몰수패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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