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선일씨가 이라크에서 피랍, 살해된 지 만 1년이 된 22일,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반대해온 여야 의원 9명이 자이툰부대의 철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과도정부 수립했으니 자이툰 부대 임무 완수" **
여야 의원들은 우선 "고 김선일씨가 이라크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지 1년 되는 날, 우리는 무고한 대한민국 국민의 희생 앞에서 이라크 파병을 끝까지 막지 못한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이어 "지난 5월 4일 이라크 저항세력이 로켓포로 자이툰부대를 공격하는 등 일련의 사건, 사고는 이라크 아르빌 현지인이 우리 파병군에 대해 더 이상 평화재건부대로 인식하지 않고 있으며 단지 점령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지금은 이라크 파병으로 인한 제2, 제3의 희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가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과도정부의 출범에 따라 폴란드,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등 여러국가들이 다국적군의 임무가 끝났다고 해석하고 철구를 완료했거나 준비 중이고 자이툰 부대 또한 철군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재건'을 목적으로 파병된 만큼 이라크 정부 수립으로 파병군의 임무는 완수됐다는 논리다.
이에 이들은 "자이툰 부대의 철군을 위해 국회에서 '자이툰 부대 철군 촉구결의안'을 6월 국회 중에 제출하고 통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군촉구결의안' 추진하나, 정치권 "한물 간 파병문제, 관심없어" **
여야 의원들은 최근 미 하원에 이라크 철군 결의안이 제출되고 이라크 미사령관이 내년초 철군 전망을 밝히는 등 이라크 주둔 미군이 철수수순을 밟고 있는 점을 들며, "미군 동향이 이러한데 이라크 전쟁의 제3자인 대한민국의 파병군 철수에 대해 국회차원에서 결의안을 제출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할 것이며 우리는 이의 국회통과를 위해 초당적 협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 10명도 채 안되는 의원들만이 참여한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정치권내 파병 반대 주장은 이미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 연말 국회 중 치열한 여야대치 상황에서도 63명의 여야 의원들이 파병연장안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이번엔 그저 선언적 의미일 뿐인 '결의안'도 본회의 통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참한 한 여당 의원조차 "파병 반대는 더 이상 정치권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고 반대 불씨도 꺼졌다고 볼 수 있다"며 "이번 연말에도 파병 연장안은 순조롭게 통과될 것"이라며 자포자기한 심정을 내비쳤다.
그는 "파병 당시나 1차 연장안 처리 때처럼 이목이 집중되니 반대 깃발을 들었다가 관심이 시들해 지니 슬그머니 물러서는 동료들에게 원래 소신이 있었는지도 의문스럽다"며 여론의 향배에 따라 소신이 변하는 다른 정치인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열린우리당 김원웅, 유승희, 이인영, 임종인, 한나라당 고진화, 배일도, 민주노동당 권영길, 이영순, 민주당 손봉숙 의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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