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경의선-동해선 동시 연결' 대신 경의선부터 우선 개통하자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20일 방북 보고차,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기존의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 제안을 백지 상태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고 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이 전했다.
정 장관은 "(내가) 동해선 구간의 경우 우리측 일부구간(강릉-고성 등)에 철도가 부설되지 않아 동해선 연결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하자 김 위원장이 즉각 백지상태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 장관과 회동 직후 남쪽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정 장관을 비롯한 임동원 전국정원장과 최학래 <한겨레신문> 고문 등이 동해선 부설의 난점과 경의선-동해선 연계 방침으로 경의선 개통이 지연되고 있는 사정 등을 자세히 설명하자 이를 경청한 후 재검토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경의선-동해선 동시연결 원칙 백지상태 재검토 방침에 따라 경의선이 우선 연결되면서 개성공단이 한층 활성화될 수 있게 됐다"며 "당에서도 이를 획기적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그러나 당초 6.15 선언 당시 '경의선-동해선 동시 연결'에 합의한 것이 대륙간 열차 개통을 놓고 경쟁중인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의 이같은 경의선 우선 개통 지시가 6자회담의 중재국인 중국과의 관계 우선 입장을 밝힌 게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한편, 정 장관은 "김 위원장이 남측 국민들에게 여러 가지 지원에 감사하다는 사의를 표했다고 전해 달라"며 "'남쪽에서 여러 분야에서 도와주고 있는데 남쪽 정부와 국민에게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고 보고했다.
정 장관은 열린우리당과의 간담회 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전화를 해 면담을 요청한 데 대해서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박 대표에 대한 개인적인 인사와 언급이 있었고 전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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