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6일, 행담도 개발 의혹과 관련해 "외교통상부가 Econ사의 문서를 접수한 뒤, 도로공사, 건교부, 산업자원부 등 관련부처 협의 끝에 도로공사의 행담도개발 지원이 이뤄졌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행담도 개발에 정부부처가 범정부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외교부는 이에 대해 "문서를 받아 정상적인 절차 대로 관련 부처에 전달을 했을 뿐 대책 회의를 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Econ사 문서 외교부에 접수, 외교부는 관련부처와 협의"**
한나라당 행담도 의혹 진상조사단 간사를 맡고 있는 김태환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행담도 개발의 정부의 조치를 요구하는 Econ사 회장 명의의 문서가 외교통상부에 접수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외통부는 이 문서와 관련해 도로공사는 물론 건설교통부, 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와 논의한 사실이 밝혀져 정부차원에서 대책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Econ사 '조셉캐시 씬' 회당의 명의로 외통부에 전달된 이 문서에는 '행담도개발(주)의 증자를 위해 8천3백만불의 채권을 발행하려 하고 있지만 한국도로공사가 주식담보이행을 위해서는 동의를 해야 하는데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이는 기존 도공협약과 위배되는 행위로 향후 외국투자유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한국정부에서 잘 조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적혀있다.
또 문서에는 '▲도로공사와의 논쟁 내용 ▲도로공사가 행담도 개발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유 ▲싱가폴측 변호사의 의견과 주간사인 씨티은행의 의견' 등이 첨부돼 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김 의원은 "주싱가포르 대사도 이 문서를 관련 부처와 청와대에 접수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문서 분량은 영어 10쪽과 한글 10쪽 등 20여쪽이지만 입수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1년여 버티던 도로공사, 'Econ'사 문서접수 18일만에 굴복"**
김 의원은 "이 문서가 접수된 지 보름후인 23일, 외통부는 주싱가폴 한국대사관에 보낸 '중간회신문'에 '채권발행 형태가 바뀌었다'며 '도로공사, 건교부, 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에 의뢰한 결과 주식담보에서 경영권 담보방식으로 담보형식이 바뀌어 자금 조달이 새로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 있다"며 "이는 행담도개발(주)과 도로공사의 담보방식을 '주식담보'에서 '경영권 담보'로 바꾼 것으로 왜 바꿨는지, '경영권 담보'의 실체와 최종 계약이 어떤 형태로 이뤄졌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처음 문서가 접수된 뒤 17일 후, 회신문서를 보낸지 단 3일만인 25일 행담도개발(주)의 통장에 8천3백만불이 입금됐다"며 "이는 정부의 강력한 개입, 담보방식 등 당초 계약의 변경 등과 연관이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년여 가까이 불리한 계약에 동의하지 않고 버티던 도로공사가 Econ사 회장의 정부조치 요청문서를 접수한 뒤 18일 경만에 무릎을 꿇었다"며 "도로공사 사장은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문서 받아 관련부처에 전달만 했을 뿐"**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싱가포르 대사관을 통해 문서를 받아 업무절차에 따라 건교부와 산자부에 전달을 했을 뿐, 대책회의를 가진 적은 없다"고 반박하고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
이 당국자가 공개한 문서에서 Econ사는 "한국도로공사가 수긍할 수 없는 이유로 주식 담보를 거부해 사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중재를 요청하고 "중재가 안될 경우 국제분쟁소에 재소하는 등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교부의 해명은 전날의 입장에서 변화된 것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24일, 일부 언론에서 "외교부가 싱가포르 대사관에서 협조를 부탁하는 공문을 보냈다"는 김 의원의 주장을 보도하자 외교부는 25일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자료에서 "현지 공관에 확인해 본 결과 유광석 주싱가포르 대사와 이 사건은 무관한 일"이라고 관련 사실 자체를 부인했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