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선작업에 난항을 겪었던 경제부총리에 결국 한덕수 청와대 국무조정실장이 임명됐다.
***靑 "경제의 안정 기조 다지길 기대"**
청와대는 14일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인사추천위를 열어 한 실장을 단수후보로 확정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한 부총리 임명을 확정했다. 지난 7일 이헌재 부총리가 땅투기 의혹으로 낙마한 지 일주일만의 일이다.
김완기 인사수석은 이날 한 부총리의 임명을 공식 발표하며 "신임 한덕수 부총리는 대통령 비서실 경제수석 비서관, 산업연구원장, 국무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출신으로서 실물경제와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식견과 안목이 뛰어나고 공사간의 생활도 건실한 편"이라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김 수석은 "한 부총리는 특히 지난 1년간 국무조정실장을 거치면서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정책 조정과 집행 지원, 평가 등을 훌륭하게 수행해 온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참여정부의 경제철학과 정책을 꿰뚫고 있어 경제의 안정 기조를 확실하게 다져나갈 수 있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 부총리, 공사간의 생활 건실" **
임명 발표에서 이례적으로 "공사간의 생활도 건실한 편"이라는 설명이 붙었듯, 신임 한 부총리의 발탁에는 '상대적으로 흠결이 적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중평이다.
김 수석은 공식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하도 여러 가지 시비꺼리가 많은 상황이라 정책능력, 업무관리 능력 등과 더불어 공사 간 건실성, 청렴성 또한 부차적이지만 중요한 인사 판단 자료가 됐다"고 말해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했다.
함께 후보에 올랐던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은 아들의 병역 문제로,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IMF사태 책임론 및 대출압력설이 발목을 잡았고 신명호 법무법인 태평양고문은 정책현장에서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다는 점과 신선호 율산그룹 회장 동생이라는 점이 발탁의 걸림돌이 됐다.
김 수석은 인선 과정에서 '여론검증 절차'가 너무 혹독한 게 아니었냐는 한 기자의 질의에 대해 "우리사회가 공직자에게 요구하는 도덕성, 청렴성 등이 현재에는 감당키 어려워 보일지라도 감당해 나가도 보면 민간에까지 투명성을 앞당기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본다"고 촌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언론에 후보들 이름을 사전에 흘려 인사검증을 받은 이번 방식은 후보로 거명됐던 인사들에게 적잖은 타격을 안겨주었다는 점외에 청와대의 자체 인사검증시스템의 부재를 드러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가 확보하고 있다는 '경제 인재풀'의 빈약함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어, 이번 인사 과정은 참여정부에게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가한 양상이다.
신임 한 부총리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행시 8회 출신으로 옛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정통경제관료. 1982년 부처간 교류 때 옛 상공부로 자리를 옮긴 뒤 통상산업부 차관,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 통상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재경부의 핵심업무인 환율, 재정, 세제 등의 경험은 없어, 모피아(재무부 마피아)라 불릴 정도로 배타성이 강한 재경부을 얼마나 컨트롤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