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지난 8~9일 '우리안의 또 다른 분단, 빈곤과 양극화'이라는 주제로 교육, 의료, 노동, 여성, 지방정치, 장애인 문제 등을 다루는 사회포럼을 열었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마지막 종합 토론 주제인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향후 입법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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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신빈곤, '토건'국가에서 '복지'국가로의 이행 절실"**
발제자로 나선 노대명 보건사회연구원은 "한국사회의 '양극화'는 노동의 양극화가 유일한 요인이 아니다"라며 "한국에서는 자산 불평등이 근로소득 불평등의 3배 이상으로, 양극화의 핵심은 노동소득 분배율보다 내부적으로 격차가 심화되는 구조에 있다"고 주장했다.
첨단산업과 사양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취업자와 미취업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고수익 자영업자와 영세 자영업자, 성장지역과 낙후지역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내는 중층적 양극화라는 것이다.
그는 "노동 양극화를 통한 소득분배 왜곡은 조세와 사회보험 부실로 인한 소득 재분배 전무, 자산 불평등 심화, 주거·의료·교육비등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를 통해 순차적으로 빈곤으로 이어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양극화 문제를 '근로빈곤층의 근로활동 촉진'등 일자리로만 접근한다면 사회·정치적 요인은 외면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노 연구원은 "부유세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현재는 무엇보다 기존 예산, 특히 SOC에 대한 투자에서 사회복지로의 이전, 즉 토건국가에서 복지국가로의 이행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보편적 복지로의 전환 필수" vs "성장만이 빈곤예방 가능"**
이에 권혁철 자유연대 정책위원장은 "빈곤대책의 목표는 명확해야 한다"며 "복지제도가 목표집단없이 실시되면 엉뚱한 사람들이 수혜를 받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보편적 복지'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한 뒤,"경제활성화를 통한 빈곤문제 해결만이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또 "사회복지제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닌데 혜택에 대해서만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서구 복지국가처럼 국민이 자기 소득의 반 이상을 정부에 내고 복지를 받을 것인지, 아니면 현재 가처분 소득을 유지하는 게 나은지 먼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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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노대명 연구원은 "그간 복지 경험의 미비로 대부분의 시민들이 복지를 자신과 무관한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빈곤층에 초점을 둔 '잔여적 복지'에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안전망인 '보편적 복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필수적"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독거노인, 방기된 아동, 가족해체 경험 노숙자등 전통적으로 가족의 보호를 받던 집단이 사적 안전망의 붕괴로 급격히 빈곤소외계층으로 편입되고, 비정규직의 하중이 여성, 저학력, 고령층등 빈곤층에 실리고 있어 분배정책이 없어도 '성장만 하면 빈곤을 구제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라는 지적이다.
***심상정 "민노당 실력, 아직 불충분"**
이어 토론자로 나온 민노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해 경험으로 보면 민노당의 입법발의는 해당영역의 제도개혁요구의 체계적 정리라는 긍정적인 성과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청사진에 불과했다"고 자평했다.
심 의원은 "민노당은 현재 영역별 전문성 불충분, 진보적 시각에서 활용할 기초통계, 정책분석자료 부족으로 아직 각 영역을 포괄하는 전체적인 기획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시인하며 "향후 정책위와 의원실이 중심이 되어 종합적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노대명 연구원은 "사회복지서비스의 질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실직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서비스 교육과 인증체계 마련'을 당부한 뒤 "빈곤층이 스스로 이해관계 표출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 민노당의 대변자 역할도 중요하지만, 중산층과 전체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낼 사회적 교육과 빈곤정책의 홍보에도 신경써달라"고 민노당의 분발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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