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일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도시건설 특별법안'을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격렬한 물리적 저지 끝에 재석 1백78명 중 찬성 1백58, 반대 14, 기권 6표로 통과시켰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기권했고, 김덕룡 원내대표는 찬성표를 던졌다.
***이재오 "반대하는 사람들 모두 나와!"**
이날 저녁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에게 '4월처리'를 요구한 것이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결렬되면서 김덕규 국회부의장은 오후 9시30분까지 행정도시법의 법사위 처리 시한을 정하고, "법사위에서 처리되지 못할 경우 직권상정을 한다"고 양당에 최종 통보해 국회엔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의 처리가 끝난 오후 10시25분께 한나라당은 최종 의원총회를 소집했고, 의총이 시작되자 법사위 회의실에서 농성중이던 이재오, 김문수, 박계동, 배일도 의원이 의총장으로 들어갔다.
이들이 들어간 뒤 의총은 곧바로 끝나야 했다. 이재오 의원이 의총장에서 "반대하는 의원들은 모두 나가고, 찬성하는 사람들만 의총장에 남아라"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 직후 농성을 주도했던 4명의 의원들과 김용갑, 전재희 의원 등이 의총장을 나서 본회의장에 들어가 단상을 점거하려 하면서 몸싸움은 시작됐다.
***날라다닌 서류뭉치, 명패, 물병... 멱살잡이 몸싸움...**
김덕규 국회부의장은 오후 10시45분경 "법사위에 금일 오후 9시30분까지 특별법안을 심사토록 지정했지만 심사를 마치지 못함에 따라 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한대로 특별법안을 상정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에 이재오, 김문수 의원 등 2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초헌법적 행위"라고 소리치며 단상에 뛰어 올라갔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이들을 몸으로 막으며 국회는 일순 아수라장이 됐다.
김한길 행정수도특위위원장이 법안의 제안설명과 심사보고를 하는 도중 종이 뭉치가 날라와 김 위원장의 머리를 때렸고, 이에 김 위원장이 "제안설명은 유인물로 대체한다"고 밝히자, 김 부의장은 찬반토론을 선언했다.
첫 번째 반대 토론자였던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반대토론 대신 단상에 앉아있는 김 부의장에게 처리 연기를 요구하며 버티자, 김 부의장은 "반대 토론을 하라"고 수차례 촉구했다. 그럼에도 반대토론이 진행되지 않자 김 부의장은 "이런 상황에서 찬반토론을 할 수가 없다"고 선언하며 전격 표결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 김문수 의원은 단상에 오르려다가 열린우리당 정봉주, 최재성 의원 등과 멱살을 잡으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지기도 하고, 곳곳에서 "날치기다"라고 소리치는 등 본회의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김 부의장이 표결을 선언하자 김문수 의원은 의장석을 향해 물을 뿌리기도 했고, 의장 명패를 집어 던지는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표결이 선언되자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표결해. 표결해"라고 독려했으나, 이를 듣는 의원들은 많지 않았다. 의결정족수가 넘어서자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은 박수를 쳤고, 결국 표결로 특별법은 통과됐다.
***의장석에 올라간 김문수, 같은 당 홍문표에 의해 제지**
표결로 특별법이 통과되자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김 의원은 본회의장 앞에서 정봉주, 최재성 의원과 멱살을 잡으며 몸싸움을 계속해 주먹다짐 일보직전까지 갔고, 이재오 의원도 단상을 오르려다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에 의해 제지당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단상으로 수차례 서류뭉치를 집어 던졌고, 고성과 막말 몸싸움은 곳곳에서 벌어졌다.
여러차례 의장석을 향해 돌진했던 김문수 의원은 결국 의장석 진입에 성공해 김덕규 국회부의장을 거칠게 밀치며 "왜 날치기 하냐"고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같은 당 홍문표 의원에 의해 끌려 내려오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거칠게 항의하던 20여명의 의원들은 단상 앞에서 애국가를 불렀고, 이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폭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 김무성 사무총장은 뒤에 앉아 이 과정을 말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이날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반대파 의원들 중심으로 지도부 사퇴 요구가 높아지는 등, 한나라당은 거센 후폭풍에 휘말릴 전망이다. 본회의 산회 직후 반대파 의원 60여명은 국회 본회의장에 남아 '수도이전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즉석에서 구성하고, 3일 오후 2시 의원총회 소집을 한나라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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