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내부논란을 야기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지난 19일 중앙대에서 열린 민노당 중앙위원회에서 일부 중앙위원들이 북한의 핵보유 선언을 비판하는 내용의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위한 특별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다.
대표발의자인 이연재 대구시당 위원장은 "미국의 적대정책이 한반도 안보 불안의 근본 원인임에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핵보유로 맞서는 것 또한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어긋난다"며 채택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반대토론자로 나선 정병오 중앙위원은 "한반도 비핵지대화는 옳지만, 북한이 6자회담에서 크게 실익을 얻지 못해 이런 발표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 결의안은 미국과 북한을 동급에서 양비론적으로 비판하는 성격이 강해, 미국을 더 주되게 비판하는 결의안으로는 부족하다"고 상정을 반대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우리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미국이 저렇게 나온다고 해서 북한이 핵무기를 무기로 해서 대응하는 게 옳으냐는 것이고, 우리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의무가 있다"며 "핵무기는 북한의 자위수단일 수도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북한의 전략일 뿐이다. 우리는 그저 북한을 대변할 것이 아니라, 우리 나름의 전략과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반박했으나, 성원 2백명중 1백18명이 '안건 반려'에 찬성해 상정에 실패했다.
한편 국회 통외통위 소속인 권영길 의원은 "현재 민주당 손봉숙 의원과 함께 '한반도 평화결의안'을 준비하고 있으니 결의안 발의를 의원총회에 위임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결의안에는 '북한핵 또한 안보 불안 해소에 도움이 안 된다'는 수준의 북한 비판 입장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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