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대 총선 당시 상대후보 캠프에 불법 도청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이정일 의원(전남 해남-진도)은 "내가 직접 도청을 지시하거나 사전, 사후에라도 보고를 받은 바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정일 "수신제가를 못한 점은 송구" **
11일 새벽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 의원은 오전에 같은 당 이낙연 의원을 만나 이같이 도청 개입 사실은 강력 부정하면서도 "검찰 수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선거사무소 선대본부장 등 측근들이 불법 도청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서는 "어떤 경우든 수신제가를 하지 못한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사를 맡고 있는 대구지검은 구속자들이 이 의원의 개입여부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다음주 중 이 의원을 소환해 이 의원의 사전 인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민주당 역시 한화갑 대표가 주재한 이날 중앙위 회의에서 "본인의 말을 믿고 검찰 수사를 차분한 마음으로 겸허히 지켜볼 것"을 결의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시내 모처에서 이 의원을 만나 이 의원의 소명을 직접 듣고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섭섭한 민주당 "당 재건 깃발을 든 찰나에..." **
개입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 의원 측근들의 구속만으로도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민주당은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직후 이번 사건이 터진 데 대한 '정치적 배경'에 의심의 눈길을 던지기도 했다.
장전형 대변인은 "민주당이 전당대회로 국민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당 재건의 깃발을 든 찰나에 일년 전 사건이 터졌다"며 "특히 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합당을 반대하는 초강수를 두자마자 일어난 일이라 석연치 않은 감정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또 "지난 총선을 앞두고도 검찰이 1년 6개월이 지난 한화갑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 문제를 들춰내며 민주당을 흔든 바 있다"며 "우선은 검찰 조사를 지켜보겠지만 정치적 배경이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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