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로 단식 99일째를 맞은 지율스님을 살리기 위해 사회 각계각층에서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유독 여당인 열린우리당만은 '미적지근'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안타까운 심정은 이해하나 정치권에서는 신중해야" **
임채정 의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지율스님 단식에 대해 "걱정이 많다. 답답하고 안타깝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임 의장은 심정적인 안타까움을 표하는 이외에 구체적인 언급은 곤란한 듯, "다음 얘기는 대변인을 통해 하겠다"며 서둘러 말을 맺었다.
김현미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지율스님의 단식을 안타까워하는 분들의 심정적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나 정치권에서는 보다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는 것이 우리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전날 여야 의원 92명이 '지율스님 살리기와 천성산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데 대해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촉구 결의안에는 열린우리당 의원 19명이 서명했다. 이는 참가비율로는 정당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치다.
김 대변인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의원 모두 백 일이 거의 다 돼가는 지율스님의 단식에 대해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을 갖고 있었다. 인간적으로 안타까운 심정은 어느 누구 하나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율스님 사태를 바라보는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 "지율스님의 생명이 위독해지는 상황을 우리로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며 지율스님의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뒤, "속히 단식을 푸시고 건강을 추스르셔서 차선 혹은 차차선에 대해서라도 논의할 수 있게 되기를 간곡하게 고언드린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도 법원 판결 수긍하는 분위기 아니냐" **
그러나 이처럼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도 김 대변인은 "원칙 문제도 같이 생각돼야 한다"며 "이 문제는 이미 법원에서 판결이 나온 문제로 환경단체에서도 일정부분 법원의 판결을 수긍하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공사 중단으로 인한 추가 소요예산만 1조원이 넘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심정적으로는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대안이나 해법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꺼리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이같은 자세에 대해, 전날 결의안 제출에 동참한 한 의원은 "정치적으로 대통령이나 정부와 첨예한 각을 세워야 하는 문제라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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