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SBS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고 앞으로 이사회 의장직만을 맡기로 했다. 언론계는 SBS측의 전격적인 발표 이후 배경과 파장을 가늠해 보느라 술렁이고 있다.
***새 대표이사 사장에 안국정 부사장 임명**
SBS는 지난 28일 오후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윤 회장이 28일 오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직을 사임하고 이사회 의장직만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새 사장에는 안국정 현 부사장이 임명됐으며, 지난 99년부터 7년여 동안 대표이사 사장을 수행해 왔던 송도균 사장은 상임고문직을 맡으면서 일선에서 물러났다.
SBS 회사측 한 관계자는 28일 오후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윤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은 그동안 안팎에서 강하게 제기돼 왔던 소유-경영분리 요구에 부응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윤 회장은 앞으로 상법상 이사회 의장에 주어진 권한만을 행사할 예정이며, 기타 집행적인 부분은 모두 신임 안 사장이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송 사장의 일선 퇴진에 대해서는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직이 종신직은 아니지 않느냐”며 “비록 사장직에서는 물러났으나 상임직이기 때문에 회사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계속 출근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계는 예기치 않았던 윤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 소식에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안팎에서 끊임없이 소유-경영의 분리 요구가 있었고, 결국 지난해 지상파방송 재허가 심사 과정에서 이러한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 SBS 전반적으로 심대한 타격을 입은 바 있어 윤 회장이 이 시점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는 눈길이 우세하다.
그러나 또다른 한편에서는 SBS노조가 지난 27일 산별전환 투표를 통해 전국언론노조의 ‘우산’ 속으로 들어간 것을 윤 회장 일선 후퇴의 한 이유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는 언론노조가 윤 회장의 퇴진을 줄곧 주장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내부에서 이를 촉구하는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지난 27일 저녁 SBS 본사 사옥 로비에서 열린 노조 산별전환 축하식에도 참석해 “다음에 올 때에는 노동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도록 하겠다”고 발언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계열사·본부장급도 대대적으로 ‘물갈이’**
한편 SBS는 이날 계열사 사장과 각 본부장·팀장급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상무급인 제작본부장에는 지석원 SBS프로덕션 고문이, 기획본부장에는 이남기 제작본부장이 선임됐다. 또 보도본부장과 광고본부장에는 김진원 전 보도국장과 김한모 전 광고영업팀장이 각각 발탁됐다. 이밖에 유자효 논설위원실장은 라디오 본부장으로, 허원제 전 국장급 비서실장은 비서실장 이사로 승진했다. 하금렬 보도본부장은 상임상담역으로 발령받았다.
SBS는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사회변화에 따른 조직 혁신 △전문성과 참신성 제고를 위한 세대교체 △엄격한 성과평가에 따른 인사 실시 등을 들었다.
다음은 SBS가 발표한 주요 인사의 내용이다.
<SBS 본사>
회장(이사회 의장) 윤세영(尹世榮, 전 대표이사 회장)
대표이사 사장 안국정(安國正, 전 대표이사 부사장)
제작본부장 상무이사 지석원(池碩源, 전 SBS프로덕션 상임고문)
기획본부장 상무이사 이남기(李南基, 전 제작본부장)
보도본부장 이사 김진원(金陳元, 국외연수중)
라디오본부장 이사 유자효(柳子孝, 전 논설위원실장)
광고본부장 이사 김한모(金漢模, 전 광고영업팀장)
비서실장 이사 허원제(許元齊, 전 국장급 비서실장)
상임고문 송도균(宋道均, 전 사장)
상임상담역 하금렬(河今烈, 전 보도본부장)
<SBS미디어넷>
감사(내정) 김익성 (金益聲)
<SBS프로덕션>
상임상담역 김재백(金載栢), 이사 이현석(李炫昔), 이사 이갑우(李甲遇), 감사(내정) 강영구(姜榮求)
<SBS아트텍>
이사 이근용(李根溶), 이사 김상진(金相辰), 감사(내정) 홍성욱(洪性旭)
<SBS뉴스텍>
대표이사 사장 정진기(鄭晋基), 상무 김문중(金文中), 이사 이선명(李善明), 감사(내정) 이충기(李忠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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