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취임 인사차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를 방문한 김진표 신임 교육부총리는 자신이 '교육 문외한'이 아님을 강조하느라 진땀을 뺐다.
***김덕룡 "잘못하면 노정권 성패 결판날 것"**
김 부총리와 함께 자리에 앉자마자 김덕룡 원내대표는 "언론에서 '파격', '의외'라고 쓰더라"며 "분위기가 기대반, 우려반인 것 같다"고 말을 꺼냈다. 말은 '반반'이라고 했지만 김 대표는 당내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우려를 역력히 드러냈다.
김 대표는 "오늘 오전 당직자회의에서 걱정하는 얘기들이 많았다"며 "교육을 경제논리로 풀지 않겠냐는 말과, 교육이 어려우니 문제가 안풀리면 혹시 관치(官治)의 유혹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 비전문가라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보통의 경우는 장관이 책임을 지지만 이번의 경우는 노 대통령과 이 정권의 성패로 판결날 것"이라며 향후 교육정책이 잘못될 경우 모든 책임을 노대통령에게 돌릴 것임을 예고한 뒤, "잘하면 실용주의라는 칭찬을 받겠지만, 못하면 또 한번 '실험정치의 실패'라고 비판받을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김진표 "재경부 기자들과 교육문제 토론 많이했다"**
이에 김진표 부총리는 "교육도 경제논리로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장관이 바뀐다고 교육정책이 하루아침에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냐"며 "걱정을 기대로 옮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우려감 불식에 주력했다.
그러면서도 김 부총리는 '교육 문외한'이라는 비판에 반박하며 자신이 예전부터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부총리는 "기업들이 대학 졸업자를 취직시켜도 1~2년 동안 훈련시켜서 써먹는다고 하더라"며 "이공계 취업난 을 비롯해 이런 분야에는 전문지식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경제부처에 근무하면서 '경제계쪽에서 본 교육에 대한 희망사항'이라는 보고서도 만들었고, 참여정부의 윤덕홍 교육부총리와 직전의 부총리와도 그러한 생각을 같이 토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또 "재경부 기자들과도 교육문제에 관한 토론을 많이 했다"면서 "그때 말을 좀 아낄 걸, 말을 많이 해 업보로 받아들인다"고 과거 경제부총리 시절 자신의 발언으로 교육계와의 마찰을 빚은 것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여론 동향 예의주시**
그러나 김 부총리와의 회동 후에도 한나라당의 냉기류는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부총리와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부총리를 임명하면서 (노 대통령이) 실용주의라는 싸인을 보낸 것 같은데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북돋아줄 필요도 있다"면서도 "대학은 극단의 신자유주의로 가고, 초중고는 평등주의로 가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가면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예정된 시각인 오후 2시보다 20여분 늦게 한나라당에 도착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앞서 김덕규 국회부의장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시간이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지만, 김덕룡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늦게 와서 인사청문회를 했으면 큰일날 뻔했다"는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 부총리를 기다리는 동안 김 대표는 기자들을 향해 "김 부총리에 대한 평가가 어떠냐"고 묻고 석간신문의 기사를 찾아보는 등 김 부총리 임명과 관련한 여론의 동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연초 이기준 부총리 임명때와 마찬가지로 김진표 경제부총리 임명에 대해 네티즌의 80% 가까이가 부정적 반응을 보인 대목을 예의주시하며, 이기준 부총리 때와 마찬가지로 추가악재가 터질지 여부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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