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이 주축이 된 친노 외곽조직 '국민참여연대(국참연)'가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갖고 정치세력화를 공식선언했다. 국참연이 이처럼 현실정치 참여를 공식선언함에 따라 오는 4월로 예정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판세를 가름하는 주요변수가 될 전망이다.
***명계남 "참여정부 책임지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
'당권을 당원에게, 권력을 국민에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날 창립대회에 앞서, 국참연 명계남 상임위의장은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명 의장은 "참여정부의 출범에 무한 책임을 느끼는 우리 회원들이 국민 속으로 파고드는 생활정치를 통해 책임을 다하자는 논의를 하던 중에 '당신도 책임을 지는 자리에 나가라'는 제안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당의장 출마설'의 실체를 인정한 뒤, "필요하다면 (당의장 출마를) 피할 수 없다고 보고 회원들은 물론 국회의원들과도 논의를 해 나가겠다"고 밝혀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명 의장은 "아직은 시간이 많고 만약 출마한다면 승리해야 하니 조직도 점검해 봐야해 아직 결정을 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참여정부와 당을 책임지는 n분의 1의 입장에서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말해 당의장 경선 출마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국참연은 '정치세력화'의 1단계로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직접 선출하게 될 대의원 확보에 적극 나서 명 의장의 출마를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국참연의 대변인격인 정청래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전체 대의원을 1만5천명 정도로 추산한다면 그 중 5천명을 확보하는 것이 국참연의 목표"라며 "결집된 5천명이라면 뭐라도 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고 밝혀, 대의원 대량확보를 통한 당권 장악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 의원은 또 "현재 국참연의 회원이 2천명 정도(전체 기간당원 15만명의 2%)지만 회원 1인당 10명씩을 기간당원으로 데려오는 것을 목표로, 결국 2만명 당원 조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현역의원 25명 회원으로 참가**
정 의원은 이날 국참연에 함께하기로 한 강기정 강혜숙 김교홍 김낙순 김영주 김영춘 김재윤 김혁규 김현미 박명광 송영길 안민석 우상호 염동연 윤원호 이상경 이상민 이화영 임종석 임종인 장경수 장향숙 전병헌 정청래 제종길 등 의원 25명의 명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회후 김영춘 의원측은 "국참연의 발족을 축하하기 위해 참여한 것일 뿐 국참연 회원으로 참가한 것은 아니다"라며 가입 사실을 부인했다.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강기정, 김재윤, 박명광 등 개혁당 출신과 송영길, 우상호, 임종석 등 운동권 출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주를 이뤘다.
이밖에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의원 모임인 '의정활동연구회' 소속 이화영, 김혁규 의원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무특보 출신 염동연 의원 등 대통령 '측근'그룹, 당권파로 분류되는 바른정치모임 소속 전병헌 의원 등이 계파를 초월하고 참여 의사를 밝혀 국참연의 위력을 입증했다.
이외에도 홍재형 원내대표 대행이 이날 대회의 축사를 맡았고, 문희상, 정세균 의원 등이 축전을 보냈으며, 신기남, 천정배, 유시민 의원 등이 화환을 보내 국참연의 발족을 축하했다.
노무현대통령 전 후원회장으로 얼마전 노사모 회원의 우리당 가입을 촉구했던 이기명씨도 이날 참석해 명계남씨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사회자는 이씨를 "우리의 스승"이라고 소개했다.
***참정연 "개혁세력 대동단결" 제안**
이날 주목을 끈 것은 국참연과 참정연간 관계설정이었다.
개혁당 출신 모임인 '참여정치연구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은 이날 직접 참석해 "열린우리당은 정당 개혁을 통해 거듭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개혁세력이 대동 단결해야 한다"며 "참정연과 함께 개혁 연대를 만들어 지도부에 진출하는 등 공동으로 노력과 논의를 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김 전장관은 "예전에도 우리는 하나고 지금도 하나며 미래에도 하나일 것이며 참정연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며 국참연과의 '연대'를 적극 강조했다. 그는 "제국일보(조선일보 지칭)와 수구언론에 의해 국참연과 대결한다고 알려진 참정연의 공동 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정청래 의원은 국참연과 참정연의 관계에 대해, "참정연과는 목표는 같아도 방법은 다를 수 있다"라며 "참정연은 개혁의 동반자지만 우리는 참정연보다 더 낮게 국민 속으로 파고들겠고 참정연과 국참연은 각자가 뛸 수 있는 경계가 상이하니 각각의 위치에서 각각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참정연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안티조선' 분위기도 여전**
한편 이날 창립대회에 정청래 의원은 '당권을 당원에게, 권력을 국민에게'란 발족식 구호가 쓰인 손수건을 목에 두르고 나왔고 축사를 하러 온 홍재형 의원의 목에도 노란 넥타이가 빛나는 등 1천여명의 회원들이 노란 머플러, 손수건, 넥타이 등을 착용해 2002년 대선의 '황색열풍'을 방불케 했다.
'노사모=안티조선'이란 공식도 변하지 않아 출범식 현장 곳곳에서는 조선일보를 향한 국참연 측의 강한 반감이 읽혀졌다.
기자실 문에는 '조선일보 기자, 직원 출입금지'란 손글씨가 붙어 있었고, '격문'이란 제목의 출범가 첫머리도 '조선일보, 서정주, 박정희까지 일본놈의 충성스런 앞잡이일 때'란 노랫말로 시작했다.
연단에 서 마이크를 잡은 참석자들은 거침없이 조선일보를 '제국일보'로 불렀고, 사회자는 정청래 의원을 소개할 때 "조선일보에서 함량미달 의원으로 불리는 것을 가장 즐거워하는 의원"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국참연 창립선언문 전문이다.
***1219 국민참여연대 창립선언문**
***권력을 국민에게! 정당을 당원에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열린우리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모든 당권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 우리는 헌법에 보장된 주권재민의 정신과 열린 우리당의 시대정신인 상향식 민주주의의 실질적 실현을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이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역사 발전의 이름으로 전국에서 들꽃처럼 피어날 것이며 열린우리당의 당내 민주화는 우리 60년 한국 정당사에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 우리는 오늘 대한민국 정당의 역사를 새로 쓴다는 가슴 벅찬 감동을 안고 출발하는 우리들의 열정를 모아 작은 불씨를 희망의 이름으로 쏘아 올리려 한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더 이상 핏빛 향기를 머금은 슬픔일 수만은 없다**
지난 20세기 우리의 현대사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려는 세력과 앞으로 밀고 가려는 세력의 긴장과 대결의 역사였다. 오욕과 굴종을 강요하는 세력과 이를 거부하는 양심세력, 반민족과 민족, 반민주와 민주, 분단과 통일이라는 양보할 수 없는 도덕적 가치, 그 충돌의 연속이었다. 해방 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워왔던 독립투사는 역사의 무대에 오르지도 못한 채 오히려 반민족 친일행위에 앞장섰던 자들이 국가권력의 중심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해방정국에는 친일이력서가 정치권 진출의 교두보였으며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는 그들의 군화발에 의해 정치를 비롯한 민주․민권은 철저하게 유린당하였다. 그러나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은 일제하 3.1운동이 그러하였듯이 80년 5월 민주화투쟁으로, 87년 6월 항쟁으로 찬란하게 부활하여 신음하는 민주주의를 되살려내는 눈부신 저력을 발휘하였다.
***이제 참여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을 밀고 갈 것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엔 87년 6월의 끝도 없이 닿아있던 서슬 퍼런 군부독재의 폭압은 더 이상 이 땅 어디에도 없다.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으로부터 봇물처럼 터져 나온 시민들의 정치적 진출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의 강물이 되어 민심의 바다로 흐르고 있으며, 2002년 한해는 친일 군부 잔존세력과 평화민주개혁세력과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의 싸움이었고 우리는 자력으로 당당히 맞서 이겼다. 더 이상 지역감정에 기댄 금권과 관권은 국민통합을 내건 희망돼지의 참여민주주의를 이길 수 없었다. 그들이 총칼 들고 탱크 몰고 건넜던 한강을 우리는 신명나게 춤추며 노란 깃발을 들고 건넜다. 그리하여 역사와 진실을 믿는 참여세력들이 최초로 민의에 기초한 온전한 참여정부를 출범시켰다.
***순간의 방심은 역사를 후퇴시킬 수 있다**
2002년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패배한 한나라당을 포함한 이 땅의 수구세력들은 한번도 승자를 인정하지 않았고 재검표 소동부터 반역적 탄핵망동까지 시대의 흐름을 역류시키려 했다. 이에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87년 6월의 거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탄핵무효를 외치며 꺼져가는 민주주의를 다시한번 지켜냈다. 호시탐탐 반역을 꾀하는 집단이 존재하는 한 순간의 방심은 역사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값진 경험을 하였다. 대통령이 바뀌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환상은 이제 우리 반성의 주제로 떠올려야 한다. 참여정부를 만들었던 참여세력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이 땅의 개혁은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다는 뼈저린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우리는 무관심하고 비판만하는 게으름과 참여하지 않고 내뱉는 근거없는 낙관주의를 비판한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열린 우리당**
참여정부의 성공은 참여만이 담보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으로,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 그것은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한 든든한 개혁의 진지이자 동력인 열린우리당을 강화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2002년 대선 참여의 여정은 현재로 이어져 정당 참여의 소임에 다달았다. 정당은 생성과 소멸, 확장과 수축의 순환을 갖는 생물이다. 당원의 활동과 역할이 순환을 조절하는 영양분이라면, 국민의 지지와 성원은 생명을 좌우하는 물과 공기와 같다. 그러하기에 1219국민참여연대의 목표는 당원이 주인되는 국민 정당의 건설일 수밖에 없다.
참여이다!
참여는 우리를 현재의 우리이게 한 동력이며, 우리를 스스로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형성시켜주는 근거이며, 우리를 현재와 미래의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게 하는 무기이다. 그러나, 참여의 패러다임도 역사의 발전단계에 따라 그 내용을 변화한다. 무관심과 소외를 극복하며 정치영역으로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 현재까지의 패러다임이었다면, 이제는 대안세력으로 그 존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우리에게 요구되는 패러다임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참여는 당원이며 그 이전에 국민으로서 지지의 주체임과 동시에 지지의 대상이 되는 포괄적 참여가 될 것이다.
***참여를 확대 강화할 수 있는 것은 소통이다**
당원과 소통하지 못하는 당은 동력을 전달하지 못해 죽어가는 생명체이다.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는 당은 근거를 상실한 죽은 생명체이다. 2002 대선의 승리에서 시작되어 탄핵세력 심판으로 이어진 우리의 대장정은 긍지와 희망의 경험임과 동시에 단절과 폐쇄의 경험이기도 했다. 함성은 제도의 벽에 부딪혀 고립되었으며, 벽 너머의 정보는 전달 없이 벽 속에 머물렀다. 당원은 당의 전개를 알지 못했고, 국민은 당의 활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우리의 소통은 당의 일원으로서 당원에게, 당을 판단하는 주체로서 국민에게 당의 정보와 고뇌를 전달하며, 그역방향의 창의성을 수혈하는 시스템의 구축이 될 것이다.
***소통을 통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공유이다!**
정보의 독점은 독점자의 우월을 공고히 하나, 참여의 의지를 말살시킨다. 결정권의 독점은 독점자의 권력을 지속케 하나, 결과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소멸시킨다. 그러므로 권력의 집중과 강화는 한시적 효율성을 가질지언정, 동시에 그 종말을 잉태하게 된다. 권력의 속성은 자기확대이며 자기충족이다. 그러하기에 권력의 분산은 확대와 충족의 분산이다. 우리는 스스로 당의 권력을 확대하며 이를 통해 충족하는 주체가 될 것이다. 그 토대가 무엇보다 국민적 동의임을 알기에 공유는 국민 속으로 확대되어 갈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목표는 당권장악이 아니라 당권공유이며, 이를 통한 국민권력의 완성이다.
***1219 국민참여연대는 참여와 소통, 그리고 공유의 깃발이다**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반만년 민족 선혈의 자주를 위한 길에 함께 할 것이다. 80년 광주민중항쟁에서 87년 민주화투쟁으로 이어진 열사들의 민주를 위한 길에 함께 할 것이다. 2002년 대선승리에서 이어진 우리 스스로 개척한 개혁의 길에 끊임없이 함께 할 것이다. 그 길은 완급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결코 멈추거나 후퇴해서는 안 될 길임을 알기에 우리의 선택에는 추호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1219 국민참여연대는 명확한 지향, 공유의 시스템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열린우리당을 구축할 것이다. 그리하여 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 평화정착과 신명난 문화강국의 옥토를 일구는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1219 국민참여연대와 열린우리당은 역사발전의 주체로서 참여정부 개혁의 성공을 위한 굳건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2005년 1월 16일
1219 국민참여연대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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