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앞으로 다가온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선출 구도가 경선없이 정세균 의원을 단독 추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올랐던 후보들은 '정세균 대세론'에 밀려 하나, 둘씩 불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안영근, 장영달 등 유력후보 줄줄이 "불출마" **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유재건 의원은 14일 집행위 회의에서 "28일 원내대표 경선에 후보가 한 명만 나올 경우 청문회를 실시해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기류가 정세균 의원을 원내대표로 단독 추대하는 쪽으로 쏠린만큼, 경선이 무산될 수 있음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다.
일찌감치 원내대표에 욕심을 냈던 안영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유력 후보로 꼽히는 정세균 의원과 내가 사실상 노선 차이가 없고 정 의원이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나보다 훨씬 더 잘할 것 같았다"며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당초 "단독 추대 형식으로 원내대표가 정해질 경우 정책노선을 검증할 수 없다"며 자신이 속해 있는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의 지지를 노렸으나, 안개모에서조차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다른 온건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나와 정세균 의원이 동시 출마하게 될 경우에 고민하게 되니깐 고민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하더라"고 말해 안개모 내 팽배한 '정세균 대세론'을 전했다.
전날 당의장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동시에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재야파 장영달 의원도 "민생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당이 호흡을 잘 맞추면서 경제가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경제정책 상의 전문성을 원내대표감의 중요한 자질의 하나로 꼽아 정 의원 단독추대 기류에 한 몫을 더했다.
원내대표 출마설이 나돌던 문희상 의원은 24일 미국 순방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출마 의사가 없음이 확인됐다.
***천 전대표 사퇴 직후부터 중진그룹 '정세균 대세론' 조성 **
이로써 열린우리당내 각 계파가 후보를 내거나 연대를 통해 노선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원내대표 경선은 천정배 전원내대표의 사퇴직후부터 중진그룹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조성된 '정세균 대세론'에 의해 무산될 것이 유력하다.
정 의원은 당권파 모임인 바른정치연구회 회원이긴 하지만 특정 계파 이미지가 적어 각양각색인 원내를 원만하게 추스를 수 있고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가열양상을 띄고 있는 당내 노선 경쟁상에서도 무게중심 잡기에 용이하다는 것이 '대세론'의 근거다.
이와 함께, 올 한해 정부의 국정기조가 경제살리기에 맞춰져 있는 만큼 여당 원내대표에도 이를 뒷받침할 인사를 앉히는 것이 모양새가 난다는 기류도 정 의원의 '무혈입성'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에 초점을 맞춘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전후로 유력후보들이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편, 정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는 친노직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원혜영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원 의원은 풀무원 사장 출신으로 실물경제에 밝고 부천 시장을 지내 행정경험도 갖췄다는 것이 당내 평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