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지도부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던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 13일 "당 의장 경선에 참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친노세력'의 좌장격인 명계남씨가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친 데 이은 두번째 당의장 출마 선언으로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을 둘러싼 열린우리당내 계파 경쟁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당 정체성 확립 위해 전당대회 출마"**
원내대표 경선 출마와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 해 왔던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소속 국회의원은 물론 당원, 대중과 더불어 위기를 수습하고 당의 이념과 원칙, 정체성을 확립키 위한 작업은 원내내표보다는 전당대회 출마를 통해 보다 선명하게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권도전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장 의원은 이에 앞서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손관수입니다>에 출연해서도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이 국민들 속에서 펄펄 뛰는 생선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도 안정적인 정치적인 능력이 속에 있어야 한다"며 "뛰기만 하고 조정능력이 없으면 그것도 문제이기 때문에 그 양면을 갖출 수 있는 카드, 이런 것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전날 당권 도전 가능성을 내비친 명계남씨의 출마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언급을 피하면서도 "아마도 밖에서 보기에 우리당의 모습이 답답해서 나온 목소리 인 것 같은데 정치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목소리만으로 완벽하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정치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정당인으로서의 모습을 갖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야파, 원내대표 경선에선 어떤 선택? **
기자회견에 앞서, 장 의원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당내 재야파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 회원들과 회동을 갖고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리했다.
회동에서는 "원내정당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개혁세력이 원내 사령탑을 점령해 당의 정체성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정부의 국정 기조가 '경제올인'에 맞춰져 있는 만큼 원내대표에는 정책, 경제 전문가가 적합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장 의원의 당의장 경선 출마를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 의원은 4선 중진으로서의 중량감과 민주화 세력이라는 선명성을 겸비했다는 것이 국민정치연구회 측의 분석이다. 연구회 회원인 한 의원은 "여기에 호남 출신이라는 장점까지 덧붙어 대의원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천-신-정으로 대표되는 당권파보다는 대중성이 약하고 개혁당이나 국민참여연대 등 특정 당원 집단에 연고가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재야파는 작년 연말 '국보법 연내폐지를 위한 2백40시간 의총' 등을 함께한 개혁당 세력 등 당내 강경파와 연대를 모색 중이지만 이들 역시 독자 후보를 검토하고 있어 연대가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장 의원이 당 의장 경선 출마로 입장을 굳힘에 따라, 보름 앞으로 다가온 원내대표 경선에서 재야파의 선택도 관심거리다.
국민정치연구회는 우선 원내대표 경선 출마 후보들 중 토론회 등을 통해 지지 후보를 선택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연구회 소속 한 의원은 "지금 물망에 오르고 있는 후보군에는 개혁 선명성을 중시하는 재야파의 입맛에 맞는 인물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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